[환경일보] 강기성 기자 = 삼성화재의 자본정책 변화로 배당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해외진출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내유보 현금 확충을 위해 몸을 잔뜩 웅크리는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을 웃도는 동종업계 최대 RBC 비율(지급여력비율)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자본건전성에 직결되는 척도로, 2014년 말 기준 375.1%에 달한다.

지난 16일 삼성화재 경영진은 실적발표 이후 증권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해외진출을 통한 성장과 금융당국의 자본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배당정책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의 주가는 배당과 자사주매입을 줄이는 자본정책이 예상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 매도와 함께 급락했다. 다음날 KDB대우증권은 기존 35만5000원에서 목표주가 32만6000원으로 2만9000원 하락 조정했다.

2015년 보험업계와 경기불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 1위 거대기업인 삼성화재에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주주들이 기대하는 바는 사내유보금을 풀어 현금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게 하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한 주주 환원정책이었다.

올 해 삼성화재를 비롯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이 준 것은 실적 부진의 영향이 컸다. 기업들은 2010년 이래 영업이익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서 2014년 소폭 회복했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거란 확신을 못 해 배당부터 줄이고 있다 추세다.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1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441개 상장사의 영업이익, 순이익, 배당, 배당성향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와 현대차 두 기업만이 전체의 34%를 차지했고, 두 기업을 제외한 439개 기업의 총 배당금액은 3조251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2%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삼성화재의 배당감소정책이 해외진출과 M&A를 위한 사업비의 명목보다 실적 감소를 우려해 사내유보 현금확보를 위한 자기 몫 챙기기를 위함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증권업계에서도 지난 삼성화재의 배당이 줄어든 이유가 장기적인 투자보다 현상유지를 꾀하는 정책 때문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2014년 연간 순이익 7966억 원이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임에 불구하고, 2015년 삼성화재가 순이익 제시안은 8600억 원으로 보수적이라 평가했다. 삼성화재는 2015회계연도 경영 목표로 매출 1.6%, 당기순이익 6.7% 성장을 제시했다

 

또, 작년 부진했던 투자이익률도 원인이다. 작년 계열사 삼성엔지니어링에서 나온 손상차손 때문에, 올해는 삼성물산 예상분을 미리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 해 경기 침체가 예상돼, 지분이 있는 삼성계열사의 손익을 걱정해 현금이 가득 찬 금고를 꼭 걸어 잠그고 있는 모양세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난해까지 고액의 자사주매입액 등을 포함한 삼성화재 본 업무와는 관계없는 재벌 총수일가의 경영구도 변화도 일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화재가 업계의 맏형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그룹사의 손익에 말려, 주주나 자본 정책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다분하다.

한편, 보험 전문가들은 향후 삼성화재 해외시장을 개척한다 해도 불투명한 전망이고, 근시일내에 적극적인 진출은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1년까지 상당수 기업이 중국 등 신흥국 수출이 호황을 누렸지만 이후 중국 내수 부진, 엔화 약세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했다”며 “향후 몇 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큰 구조적인 요인으로 산업 전반의 채산성이 나빠졌다”고 해외투자 환경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보험연구원에 의하면 작년 말 국내 보험사 해외점포 총자산규모는 전년 대비 13억 9천850만 달러 늘어난 44억 6000만 원으로, 자산기준 대비 해외사업 비중은 생명보험 0.95%, 손해보험 1.23%로 매우 낮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보험사 중 시장점유율 1%가 넘는 곳은 삼성화재(3.75%, 베트남)와 한화생명(2.0%, 베트남) 2곳에 불과하다. 6개사가 진출해 있는 중국 점유율은 삼성화재 0.1%, 현대해상 0.02%, LIG 0.02%, 삼성생명 0.03%, 한화생명 0%가 전부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해외사업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안은 없다”며 “적어도 향후 1~2년 안에 사업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현재 진출해 있는 해외 사업의 비중을 높여 실질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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