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환경일보] 이해선 기자 = 박삼구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에 불참하며 우선매수권 사용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입찰에 다수의 해외 업체가 몰리며 예상 밖의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어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예비입찰 예상 밖의 흥행…인수금액 1조원 육박할 것

1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진행한 금호타이어의 예비입찰이 지난 9일 마감됐다.

예비입찰에는 독일 자동차 부품사와 중국 화학회사, 일본 타이어업체, 그리고 국내 사모펀드 등 총 10여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매각하는 금호타이어 지분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채권단이 보유하게 된 6636만8844주(42%)다.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이날 예비 입찰을 마감했고, 앞으로 2개월 정도 실사를 거친 뒤 내년 1월 본입찰이 진행된다.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 쳐지고 있다. 전일 종가 기준 7000억 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어지면 1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그간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강하게 밝혀온 박 회장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음에 따라 박 회장이 본입찰 이후 국내외 투자자를 끌어들여 우선매수권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입찰 과정에서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보다 먼저 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그룹차원에서 입찰에 뛰어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으나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본 입찰시 경쟁업체 파격조건 우려…“상황 예의 주시할 것”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본입찰의 유효경쟁이 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번 예비입찰이 예상보다 높을 참여율을 보임에 따라 박 회장에게는 다소 불리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2위, 세계 14위 타이어 회사인 금호타이어는 중국 내 생산과 유통 채널 등을 확보하고 있어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중국발 공급 과잉 이슈로 타이어 업체들의 추가 증설이 제한됐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매물로 떠오르고 있다.

본입찰시 유효경쟁을 치르는 후보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최종 입찰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지난해 7228억원에 금호산업을 인수한 박 회장이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직 본입찰까지 두 달여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박회장의 의지가 굳건한 만큼 우선매수권을 통한 인수 방침을 고수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h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