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해선 기자 = GS그룹이 만 19세 이하의 미성년 친족에게 737억원 상당의 주식을 넘겨준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법적으로 총수 일가의 미성년 친족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것이 금지된 것은 아니나 경영권을 강화하고 절세 수단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금수저’에 대한 사회적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의 주식을 보유한 대기업 총수의 미성년 친족들은 국민들에게 더욱 큰 허탈감을 안기고 있다.

허완구 승산 회장 맏손주, 16세에 454억원 주식 보유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기업집단별 미성년자(친족)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1일 기준으로 GS그룹은 대기업집단 65곳 중 가장 높은 금액의 주식을 총수 일가 미성년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기준 국내 총 16개 그룹의 미성년친족 43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상장계열사 20곳, 비상장 계열사 17곳으로, 상장 계열사의 지분만 금액으로 환산해도 1000억원을 뛰어 넘는다.

이 중 가장 높은 금액의 주식을 증여한 GS그룹은 미성년 친족 5명에게 상장사인 GS와 GS건설 주식 737억 원어치와 비상장 계열사 5곳의 지분을 나눠준 것으로 분석됐다.

GS는 이미 지난해 9월 신학용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자료에서 대기업집단 미성년 친족 주식부호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한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작은 아버지인 허완구 승산 회장(사진)은 지난 5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GS주식 일부를 16세인 맏손주 허석홍군에게 넘기며 노골적인 ‘부의 대물림’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인 허석홍군은 허 회장이 장내매도한 GS주식 3만주를 장내매수 해 보유주식이 80만5341주에서 83만5341주로 늘어났다. 지분 가치는 전일(13일) 종가 5만4400원 기준 454억원에 이른다.

허석홍군의 동생인 허정홍군(13)도 GS 주식 33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가치는 약 180억 원이다.

이 밖에 17세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딸은 GS 주식 19만5916주(약 106억원)와 GS건설 주식 8만2941주(약 23억원)를 보유 중이며, 18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은 GS 주식 11만4751주(약 62억원)를 갖고 있다.

비선실세 파장과 맞물려 서민 박탈감 더욱 커져

사실상 주주로서 역할이 불가능한 미성년자에게 대량의 주식을 증여한 GS그룹의 행태에 일반 국민들의 ‘반재벌 정서’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노골적인 부의 대물림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권오인 팀장은 “재벌 총수 일가의 미성년자 주식 증여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비선실세 파장과 맞물리며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 주식증여는 경영권 세습과 절세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지만 현행법상 이를 제재할 수 없는 만큼 세금 문제 등을 정확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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