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의 물동량은 당초 예측치의 7.7%에 불과

하다. 생태계마저 파괴됐고 건설과정에서 담합까지

드러나는 등 총체적인 부실 사업이었다.

<사진=환경일보DB>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인아라뱃길 건설공사 입찰 담합에 관여한 13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99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9개 법인과 6개 건설사 임원 5명을 검찰에 고발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생태계마저 파괴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의원은 국립환경과학원의 ‘2013 경인아라뱃길 수생태계 조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아라뱃길 주운수로는 준설로 인해 수심이 깊고 하상이 단순해져 어류 개체수가 감소하는 등 수중생태계가 심각한 위협에 처했으며 수변부에는 생태계교란 외래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홍 의원은 “경인아라뱃길에는 사업 초기 예상했던 물동량과 함께 어류는 사라지고 생태계교란 외래식물만 나타났다”라고 주장했다.

조사를 담당한 국립환경과학원 유역생태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는 전체적으로 하상이 단순할 뿐만 아니라 염도 변화가 있고 탁도가 높아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기에 어려운 서식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3년 9월부터 10월까지 아라뱃길 주운수로 7개 지점, 한강 본류 2개 지점을 포함한 총 9개 지점에서 동물플랑크톤, 식물플랑크톤, 어류, 식물상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어류의 경우 조사지점별 출현종을 비교해 보면 주운수로 구간(St.1~St.7)에서 채집된 종수는 최소 2종에서 최대 5종으로 조사됐으며, 한강 본류쪽은 각각 9종으로 조사됐다.

채집 개체 수 역시 주운수로 구간은 최소 4개체에서 최대 56개체가 채집됐으나 한강 본류쪽은 최소 118개체에서 213개체까지 채집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한 개체수와 종수. <자료제공=국립환경과학원, 홍영표 의원실>



조사팀은 한강 본류 조사지점의 경우 경인 아라뱃길 주운수로의 조사지점들과 비교해 서식처 규모가 크고 다양하기 때문에 출현종의 다양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의 경우 평수기 수심이 6m 이상으로 깊고 지속적으로 해수 유통이 이루어지면서 염분농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주운수로 일부 구간의 경우 담수어의 출현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

해수유통이 시작되는 지점, 한강과 만나는 지점들에서 비교적 어류 다양성이 높아지지만 주운수로 지점에서는 전반적으로 다양성이 낮았다.

수자원공사도 어류 감소 확인

 

또한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2011년 작성한 ‘경인아라뱃길사업 통합 사후환경영향조사’ 보고서에서도 “공사가 완료됐으나 서식환경변화 등으로 인해 빈약한 어류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고 대부분의 출현종들은 한강본류 구간을 중심으로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아라뱃길 주운수로 수변부에는 생태계교란종마저 발견돼 토종식물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에 아라뱃길에서 확인된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은 단풍잎돼지풀, 미국쑥부쟁이, 가시상추 3종이다.

이 식물들은 강한 번식력으로 토종식물을 위협하고 식생의 단순화 및 작물 생육의 저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환경부가 생태계교란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는 매년 수천명의 인원을 동원해 외래식물 퇴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에서 생태계교란종마저 발견됐다. 이 식물들은 대규모로 서식하면서 토종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위협한다. <자료제공=홍영표의원실>


대표적인 생태계교란종인 단풍잎돼지풀은 초기생장이 왕성해 키가 크고 잎도 크기 때문에 밀림을 이뤄 토종식물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햇볕을 차단한다. 이 때문에 햇볕을 받지 못한 토종식물은 고사할 위기에 처한다.

 

특히 단풍잎돼지풀에서 휘날리는 꽃가루는 알레르겐(allergen)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거나 피부에 접촉할 경우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쑥부쟁이 역시 하천변과 도로변에 급속히 확산하고 왕성하게 생육하며 밀집생육하기 때문에 토착식물 생육억제와 수변식생을 파괴한다. 또한 가시상추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도로변과 방조제, 항구 등에 서식하면서 다른 식물의 생육을 방해하며 자생식물과 잡종을 만들어 ‘유전자 오염’을 일으킨다는 연구도 있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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