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송진영 기자 =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사자 두 마리에게 물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출처=어린이대공원>

지난 2월12일 오후 2시25분쯤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 사자 방사장에서 사자 담당 사육사인 김모(52)씨가 온몸에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직원 이모씨가 발견했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건국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30분 만에 숨졌다. 검안 결과 우측 목과 양다리에 사자에게 심하게 물린 외상이 발견됐고 과다출혈이 확인됐다.


쓰러진 김씨를 발견한 당시 사육사와 사자를 격리하는 내실문이 열려있었고, 김씨 주위에 10세 수컷 사자와 6세 암컷 사자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김씨가 사고 당일 1시30분쯤부터 동물원내 사자사 방사장에서 20여분 동안 진행된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마친 뒤 뒷마무리를 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있다. 김씨는 동물원에서 20년간 근무했지만 맹수 사육사 경력은 3년에 불과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광진경찰서 수사팀이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 사자사 내실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사육사가 사고를 당하기 전 내실에는 네 마리의 사자 중 두 마리의 모습만 희미하게 보였다고 전했다.

유사 사고는 2013년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사육사 또한 호랑이 우리에 혼자 청소를 하고 있다 변을 당한 것으로 ‘2인 1조’ 근무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대공원은 사육사 동선에 경보장치를 설치하고 호신장비를 지급하는 내용의 안전대책을 발표했지만, 뒷북 대처라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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