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수돗물시민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수돗물홍보협의회가 후원하는 ‘제1회 대한민국

수돗물 시민토론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이연주 기자>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연간 15조의 많은 예산투입과 고도의 처리기술, 정부의 인식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돗물 음용율은 제자리걸음이다. 무엇이 국민으로 하여금 수돗물 음용을 망설이게 만드는 걸까?

16일 수돗물시민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수돗물홍보협의회가 후원하는 ‘제1회 대한민국 수돗물 시민토론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먹는 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수돗물 음용율 제고를 위해 지금까지와는 달리 국민들의 물 소비 패턴과 트랜드를 반영,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소비주체로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수돗물은 그냥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

 

수질검사항목이 120~250개로 WTO(163개, 2011년)보다 많고 우수한 처리기술과 품질관리로 2012년 세계 수돗물 맛 평가에서 7위를 기록하는 등 품질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음용율은 이와 반비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수돗물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 음용율은 53.1%(직접 음용률 3.7%)에 불과하며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로 ‘막연한 불안감’이 31.9%나 차지했다. 미국82%(직접 음용률 56%, 2002년), 영국 90%(70%, 2002년) 등 주요국 음용율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전형준 교수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1991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을 비롯해 수돗물과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 생산과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기관에 대한 신뢰도 부족, 언론의 수돗물 직접음용에 대한 부정적 뉴스보도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오랜 기간 복합적으로 형성돼왔기에 인식개선 홍보가 이뤄져도 직접적인 음용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에게 수돗물에 대한 가치 홍보와 신뢰형성을 통해 믿고 먹을 수 있는 수돗물로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전형준 교수는 성공사례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K-water가 실시한 파주 아파트단지 시범사업에서는 주기적인 배수관 청소, 수도시설 개선, 저수조 계측기 및 CCTV 설치, 가구별 수질검사, 옥내배수관 세척, 수질정보 전광판 설치, 스마트폰 앱 이용 실시간 수질정보 제공 등 인식변화와 시설개선을 함께 진행했다”며 “그 결과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1%에서 19%로 대폭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월드리서치 김창영 이사

또한 그는 “이처럼 인식전환과 기술적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며, 집중적 투자를 통해 성공사례를 많이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월드리서치 김창영 이사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돗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수돗물 비음용 이유의 절반 이상이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었다”며 “수돗물 통합 브랜드 개발과 배관 등의 전달품질의 지속적 품질 개선을 통해 수돗물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국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김두일 교수는 수돗물 신뢰도 저하원인을 노후화된 상수관망으로 꼽았다. 김두일 교수는 “관망의 주기적인 플러싱(관망세척)을 통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수돗물 공급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이종욱 요금관리부장은 “현재 수도요금 비현실화로 운영관리의 어려운 부분이 많으나 노후화된 관망을 개선하고 고도정수장을 마련하는 등 품질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yeo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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