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연 제 109차 오픈포럼이 25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사)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과실연)·한국원자력문화재단·한국원자력학회가 공동주최한 과실연 제109차 오픈포럼이 25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원자력 안전, 국민신뢰 가능한가’를 주제로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병리과장의 발표에 이어 김진두 한국과학기자협회장과의 종합토론으로 마무리됐다.

과실연 고영회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영화 ‘판도라’의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며 “원자력 안전 문제를 미리 짚어 영화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서균렬 원자핵공학과 교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체르노빌 사고 발발 31주년과 날짜를 같이 해 열린 이번 포럼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제는 괜찮겠지 하는 순간 사고는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있는 안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지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안전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얼만큼 안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맞지 않는 것”이라며 “확률이나 숫자가 보장해주지 않는 안전은 현장에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제공되지 않는 정보가 국민혼란을 부추긴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서 교수는 “정보가 오픈되야 더욱 안전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할 비상구보다 늘 드나들어야 하는 출입문을 안전하게 지키자”고 정보의 공유와 평시 대비를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당시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을 맡았던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병리과장은 방사선 피폭에 대한 우려와 현실을 분석해 설명하며 의료분야 종사자의 사회적 의료역량을 강조했다. 이 과장은 “방사선 피폭 환자 치료수준은 우리의 의료수준이 비해 낙후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며 피폭 환자 치료 수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직후 발생했던 국민 혼란에 대해 설명하며 “의료종사자는 환자의 생사 뿐 아니라 공포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부정적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의료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또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이후 이뤄진 역학연구 문서가 모든 국제적 연구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산발적으로 진행된 체르노빌의 연구에 비해 원폭에 대한 일본의 원폭 역학 연구가 60년동안 지속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역학 연구에 의한 원폭생존자의 장기간 영향을 분석한 결과 1000mSv(밀리시버트)에 의해 암사망 위험이 5.5% 증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100mSv에 경우 암위험이 1.05배 증가하는 것이 확실하다”면서 “하지만 그 이하의 경우 ‘모르는 영역’이기도 하지만 ‘괜찮은 것’도 아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실제로 후쿠시마 사고 직후 우리나라에는 여러 가지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있었고 괴담으로 인한 휴교령도 발령됐다. 하지만 실제로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피폭 등의 양은 굉장히 미미했다고 이 과장은 밝혔다. 그는 “방사선은 위험하지만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근거없는 불안감은 원전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갖게 하므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오해를 푸는 것이 과학기술 종사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승숙 병리과 박사

이어진 토론에서 김진두 한국과학기자협회장은 원자력에 대한 국민 불안에 대해 설명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경주 지진을 겪으며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원전에 대한 바람직한 논의는 국민의 신뢰를 찾은 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투명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국민 신뢰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원안위의 역할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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