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택수 기자=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초저출산’과 ‘저출산’을 가르는 기준선인 1.30명이 최근 회복됐다. 출산율 회복은 다행스러운 일인 반면 아이를 돌보는 부모와 산모들은 근심이 깊다. 2년이 경과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여전히 방사능 오염이 진행 중이며 일본산 농수산물은 한국으로 수입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식약청은 일본식품에 소수점의 방사능물질 검출 시 반송 또는 일본에 검사증명서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검역당국은 국가기준치 99베크렐(기준치 100베크렐)이 검출돼도 통관을 허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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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방사능감시센터준비위원회는 국회 이학영 의원과 공동 주관으로 독일방사선방호협회

세바스찬 플루크바일 회장(오른쪽 첫번째) 초청강연을 최근 개최했다 <사진= 김택수 기자>


또한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로 플루토늄과 스트론튬은 다른 방사성 물질보다 무거우므로 원전사고 현장이나 인접지에서만 주로 검출된다고 설명한다. 이에 측정이 비교적 용이한 요오드나 세슘이 미검출된 지역에서는 플루토늄과 스트론튬도 검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요오드나 세슘 미검출이 플루토튬과 스트론튬의 미검출을 정확히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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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방사능 오염에 관한 정보공개 없이 기준치 이하라 안전하다는 정부의 견해에 맞서 시민방사능감시센터준비위원회는 국회 이학영 의원과 공동 주관으로 독일방사선방호협회 회장을 초청해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최근 마련했다.

 

후쿠시마 4호기, 지반 약해 위험

 

“체르노빌 사고는 폭발로 종료된 사건이다. 반면 후쿠시마 사고는 핵분열을 지연시키는 상황이므로 핵 오염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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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방사선방호협회 세바스찬 플루크바일 회장

<사진= 김택수 기자>

현재 유럽방사선리스크위원회 이사와 원전관련 국제적 주요 보고서의 주 저자이기도 한 세바스찬 플루크바일 독일 방호협회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세바스찬 회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무엇보다 현재도 핵연료 저장소의 붕괴위험 등이 남아 있다”라며 “후쿠시마 원전 4호기의 경우, 핵 반응기 안에 냉각수를 채워 핵의 급격한 연쇄반응을 지연시키고 있으나 현재 지반규모가 약한 상태이므로 작은 지진규모에도 취약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진실을 아는 이의 거짓은 '범죄'

 

그는 이보다 더 큰 문제점은 핵 전문가들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세바스찬 회장은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은 1987~1992년 피해지역 주민 10만명당 내분비계 질환자는 631명에서 1만6304명, 근골격계 질환자는 768명에서 7만3440명으로 급증했다”라며 “특히 호흡계 질환자는 2236명에서 9만8363명이 증가해 거의 모든 사람이 병을 앓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사고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체르노빌 원전 주변의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능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또한 체르노빌 사고 후 독일 서베를린의 사산율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서에 내용이 누락됐다. 더불어 2011년 국제연합 방사능영향과학위원회(UNSEAR)는 ‘방사능이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실질적 증거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세바스찬 회장은 “진실을 모르는 사람은 바보이지만 진실을 알면서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범죄자이다”라는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말을 인용해 뜻을 전달했다.

 

정부에 합리적 권유 지속해야

 

이어 그는 독일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기술 현황과 지난해 처음 신재생에너지가 원전을 넘어서는 발전량을 생산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에 “원전 폐기 움직임이 비교적 활발한 독일에서도 전기요금 인상 등을 근거로 반대 여론은 있다”라며 “원자력 발전의 허구성과 원자력 발전론자들의 은폐 의혹에 시민환경단체들의 자발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안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과학과 정책, 법 등이 시민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방사선양이 얼마인지를 따지나 방사성 물질 원자 하나가 인체에 침투해 세포를 변화되면 암이 된다”라며 “이는 확률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방사능에 의해 암이 발생한 사람은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정부기관에 시민들의 지속적인 권유를 당부했다.

 

kt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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