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자연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에 위치해 계곡오염원으로 지적돼 온 심원마을(전남 구례군 산동면) 20가구를 내년까지 보상 이주시키고 이 지역 일대를 핵심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해발 750m에 자리 잡아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 불리는 심원마을은 지리산 한 가운데를 흐르는 달궁계곡 최상부에 있으며 주변 일대가 국립공원 용도지구 상 자연보존지구이면서 반달가슴곰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자연생태계 보존가치가 뛰어난 지역이다.

이곳은 1967년 국립공원 지정 당시만 해도 주민 대부분이 임산물을 채취하거나 한봉(토종벌이 생산하는 꿀)을 생업으로 하고 있었으나 1987년 지리산관광도로(지방도 861번)가 개통되고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음식점과 민박을 운영해 계곡 오염원으로 지적됐다.

특히 마을 주변은 반달가슴곰 활동이 빈번해 주민이나 관광객이 반달가슴곰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지리산 심원마을은 민박, 음식점 운영 등으로 대표적인 계곡 오염원으로 지목됐다.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또한 마을 주변이 급경사지로 둘러싸여 있고 계곡물이 마을을 지나기 때문에 기상이변으로 폭우가 내릴 경우 산사태와 계곡범람 위험이 높은 곳이다.

공단은 심원마을 이주를 위해 2006년부터 주민들과의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대다수의 주민 동의를 받아 올 봄부터 이주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보상이 이뤄지는 심원마을은 64필지 7만4000㎡이며, 소요 예산은 보상비와 복원공사비를 합쳐 총 250억 원 가량이다.

공단은 다수 주민들 요구에 따라 이주단지를 조성하지 않는 대신 감정평가에 따른 보상비와 이주정착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이주가 완료되면 공단은 2016년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할 예정인데 인공구조물을 철거한 후 자연상태로 복원할 계획이다.

심원마을이 이주하면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 만복대(1438m)를 꼭지점으로 하는 약 18㎢의 면적에 대한 사람의 출입이 사실상 통제됨으로써 이 지역이 지리산 자연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일반인이 다닐 수 있는 탐방로가 없는데다가 마을주민 생업지원 차원에서 허가했던 고로쇠 채취(0.29㎡)도 주민 이주와 함께 금지됨으로써 사람의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다만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을 잇는 지방도 861번을 이용하는 차량만 이 지역을 통과할 수 있는데 인근에 더 빠른 우회도로가 있어 교통량이 많지 않고 곡선구간이 많아 서행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야간에는 교통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박보환 이사장은 “오랫동안 터를 닦고 살아온 주민들이 국립공원 보호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주셨다”면서 “마을이 이주되면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 지역의 다른 보호구역과 연계해서 지리산을 대표하는 핵심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조성하겠다”라고 말했다.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