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진 두 장의 잎 사이로 꽃대가 올라와 요강모양의 꽃을 피우는 광릉요강꽃<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환경일보] 송진영 기자 =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멸종위기종 1급 광릉요강꽃 증식에 관해 3년간 연구한 끝에 종자발아를 통한 개체를 최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광릉요강꽃은 1931년 경기도 광릉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덕유산, 천마산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800~1000개체 정도가 자생하고 있다. 하지만 6개 지역은 50개체 미만으로 군락을 형성하고 있어 환경변화나 인위적인 훼손으로 멸종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그동안 여러 식물학자들이 광릉요강꽃 증식을 연구해왔으나 번식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지금까지는 모체에서 포기를 나누는 방식(분주, 分株)으로 증식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지고 대량증식 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공단은 종자증식 연구를 위해 가루받이를 매개하거나 결실을 방해하는 곤충과의 관계, 자생지 자연환경 자료를 바탕으로 호르몬 처리, 배양 조건 규명 등 최적의 발아여건과 생장조건을 찾기 위한 실험을 반복해왔다.

그 결과, 공단이 이번에 종자발아에 성공한 핵심기술은 종자를 감싸고 있는 세 겹의 외피를 통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외피의 상태를 적절히 변화시킨 것이다.

 

종자발아한 광릉요강꽃



이번 종자발아 성공은 자생지에서 멸종위기 예방을 위한 개체증식 등 복원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단은 연구결과를 정리해서 조만간 관련 학회에 발표할 예정이며 향후 연구는 현재 10%에 불과한 발아율을 높이고 발아 개체를 토양에 이식해 성체로 성장시키는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공단이 2011년 종복원기술원 내에 식물복원센터를 설립하고 삼성안전환경연구소 후원을 받아 광릉요강꽃 증식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결과다.

한편 광릉요강꽃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결실과 번식이 매우 까다로운 것도 원인 중의 하나로 알려졌다.

공단이 2012년 전국 8개 지역의 광릉요강꽃 자생지 조사를 했을 때는 전체 개화율이 22%에 불과했으며 이마저 결실량은 전무했다.

또한 2013년 국내 최대 자생지인 덕유산국립공원에서 200여 개체를 조사했을 때는 개화 개체수가 40개체로 전년대비 2% 증가하기는 했지만 결실량은 인공수정한 4개체(씨방 4개)에 불과했다.

공단은 2013년 덕유산에서 얻은 씨방 4개에서 얻은 종자를 가지고 10개체를 발아시키는데 성공했는데 보통 씨방 한 개는 길이는 5cm, 폭 1.5cm이며 안에는 길이 1.5~2mm, 폭 110~140µm(1마이크로미터: 1000분의 1mm)의 종자 4000여 개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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