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박순주 기자= 블라인드를 내리거나 전원을 연결하고 버튼을 누르는 수고없이 자동으로 밤에는 빛을 차단하고 아침에는 투명해지는 진화된 스마트 윈도우가 개발됐다.

태양빛에 반응해 자동으로 투과도가 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된 윈도우는 창호형 태양전지와 연동해 자동으로 전력도 생산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일체형 스마트 윈도우는 건물 창문이나 자동차 유리, 썬루프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외선에 반응하는 액정창 실물 사진, 밤(좌), 낮(우)

<사진제공=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광전융합시스템연구단 고두현 박사는 영국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자외선 유무에 따라 자동적으로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개방·차폐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창호형 태양전지와 결합한 다기능 태양전지 일체형 스마트 윈도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분자구조가 나선형(helix, 나사선)인 액정 소재와 아조 벤젠계(Azo Benezene) 화합물을 혼합해 새로운 형태의 액정을 만들었다.

 

아조 벤젠계 화합물은 빛을 만나면 분자 구조가 변하는 특성이 있어 빛의 유무에 따라 액정의 나선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액정에다 위, 아래 각각 2개의 편광판을 부착한 것이 스마트 윈도우다.

빛이 없는 환경에서는 액정의 분자들은 매우 짧은 나선 주기를 가지게 되고 반대의 경우는 나선주기가 길어진다.

 

짧은 주기의 경우는 위쪽 편광판을 통해 들어온 빛의 편광상태가 변화되지 않고 아래 편광판에 의해 차단된다. 그러나 나선 주기가 길어진 경우에는 빛의 편광 상태가 변화되는데 이렇게 들어온 빛은 아래 편광판을 투과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이다.

‘미관, 보안, 에너지까지’ 미래형 창호시스템 가능

연구팀은 제작된 액정을 창호형 태양전지와 연동, 태양전지가 투과되는 빛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한 액정 나선의 주기에 따라 투과되는 빛의 파장 영역을 조절 할 수 있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태양전지는 흔히 가시광선 영역이 사용되는데, 연구팀은 가시광선이 투과되도록 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 윈도우 기술은 태양빛을 개방·차폐하는 기능은 있지만 장치를 작동하기 위한 추가의 전원이 필요하거나, 사용자가 장치를 동작시켜야 한다.

개발된 ‘일체형 스마트 윈도우’는 추가적인 외부 전원이나 사용자의 조작없이 자외선에 반응해 스스로 작동해 빌딩이나 차량에 쓰이는 경우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고 추가 전력생산도 가능하다.

KIST 고두현 박사는 “개발된 일체형 스마트 윈도우를 창호에 활용하면, 날로 심각해져 가는 전기에너지 부족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스마트 윈도우 제품의 투명도 조절 및 미관을 고려한 다양한 색으로 제작해 기술 상용화를 위한 응용 연구를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융합파이오니아 사업과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 사업 그리고 KIST 기관고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parksoonj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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