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14일 창조경제시대의 친환경 지역발전 전략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제공=(재)글로벌에코포럼_담양>



 

[국회=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지속가능발전은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문제에 대응하고 미래 세대를 배려하는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

 

보다 더 직접적이고 실천적인 정책의 현장인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과거의 경제성장과 개발중심의 발전전략으로부터 벗어나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형평성,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지속가능발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좌측부터 (재)글로벌에코포럼_담양 이만의 이사장, 국회환경포럼 이윤석 회장



지난 11월14일 (재)글로벌에코포럼_담양(이사장 이만의·前환경부장관)과 국회환경포럼(회장 이윤석), 전라남도(도지사 이낙연)가 주최, 본지가 후원하는 ‘제5회 글로벌에코포럼’이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개회식에서 (재)글로벌에코포럼_담양 이만의 이사장은 “최근의 지역발전 패러다임은 경제성장 중심의 개발정책으로부터 벗어나 지속가능한 발전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정책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우수지방자치단체의 사례 발표를 통해 전국적으로 공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성·정량적 분석해 지역우수사례 발굴

국회환경포럼 이윤석 회장은 “환경오염, 기후변화, 자원고갈의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답은 지속가능한 사회구축에 있다”며 “다양한 정책과 해법을 통해 입법적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환경정책학회 이창우 회장, 한국지방자치학회 정순관 회장, 환경일보 김익수 대표, 담양군 이기환 부군수의 축사로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됐다.

▲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전대욱 수석연구원

<사진=박미경 기자>


제1세션에서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전대욱 수석연구원이 지방자치단체 지속가능발전 정책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대욱 연구원은 “지역 우수사례 발굴과 확산을 위해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정성적 방법으로 자치단체 우수사례를 추천·선정하고 아울러 정성적 방법론을 보조하기 위해 지역지속가능발전 지표를 개발·활용해 객관적 성과를 측정한 후 종합해 우수사례를 최종 선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자치단체의 최종 선정에 앞서 우수사례로 추천된 복수의 자치단체들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를 위한 방법으로 그린창조행복지수(GCHI, Greenness Creativeness Happiness Index)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GCHI를 이용해 시·도 및 시·군·구 통계연보, 통계정보시스템(KOSIS) 통계 DB 등의 자료를 활용하고 한국지방자치학회와 한국환경정책학회의 자문을 받아 권역별 대표성, 부문별 혁신성, 지역별 특화성의 선정기준을 통해 우수사례 자치단체 선정이 이뤄진다.

 

2세션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우수정책 사례로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만들기(진안군) ▷해남고구마산업과 마케팅(해남군) ▷남해군 선진장사 시스템 구축(남해군) ▷평생학습 교육도시와 비전(담양군)이 소개됐다.

 

진안군, 찾아오는 농촌마을 만들기

▲ 조선대학교 안병철 초빙교수

<사진=박미경 기자> 

농촌이 붕괴되고 있는 현실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마을은 공간·사회·경제·문화적으로 해체위기에 봉착했다. 진안군은 주민 요구와 단절된 계획수립 및 사업추진, 하향식 방식의 한계, 행정 주도 지방자치의 비효율성, 변화하는 국제 농업환경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마을만들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조선대학교 안병철 초빙교수는 “주민 스스로가 중심이 돼 경제·경관·교육·문화·복지·환경 등의 분야에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기본 개념으로 삼아 사업을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진안군이 추진했던 마을만들기 사업은 주민주도의 마을 개발 방식을 취했다. 풀뿌리 마을의 주민 공동실천을 통한 자주적 훈련과 학습효과를 모색했으며 귀농귀촌인 중심의 마을간사 제도, 귀농 프로젝트,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주민 교육 개선, 지역 네트워크 구축으로 협력과 경쟁구조 도입, 행정 및 민간의 협력체계를 정비해왔다.

 

안병철 교수는 “진안군 마을만들기는 지난 10년간 단체장과 계약직 공무원이 바뀌어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것이 상당히 부각될 만한 점이다”고 말했다.

 

또한 안 교수는 “행정이 아니라 마을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돼 모든 마을간에 유기적으로 연계된 시스템이 만들어졌고 역할분담을 확실히해 발전의 축을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귀농귀촌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도시민이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남군, 고구마 산업의 활성화 주력

▲ (사)해남고구마생산자협회

박진우 사무국장

<사진=박미경 기자>


해남군은 고구마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사단법인 해남고구마생산자협회 박진우 사무국장은 “해남고구마생산자협회가 교육, 수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연구단체, 컨설팅 기관과의 협력으로 발전시키는 주축이 됐다”고 소개했다.

 

협회를 중심으로 단일화된 브랜드 마케팅을 추진해 성과면에서는 용두기업의 형태를 가져가면서 소득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남군의 대표적 산업으로 이끌어가는데 중추적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농가자체를 브랜드화시켜 해남고구마라는 명칭에 대한 지리적 표시를 등록해 판매해왔다. 또한 땅끝마을에 위치한 해남에 직접 오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직접 고구마 종순을 전국의 200개 유치원에 보내 체험학습장을 조성함으로써 마케팅으로 활용했다. 체험학습의 연장선으로 해남고구마 그림그리기 대회를 개최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직·간접적으로 약1만명 정도에게 해남고구마가 노출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고구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남고구마 족보이력시스템을 개발하고 고구마 다이어트 앱으로 차별화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박진우 사무국장은 “고구마산업의 성공요인에는 지리적 표시, 교육, 창조적 마케팅이 있었다”며 “향후 해남고구마말랭이의 브랜드화, TV홈쇼핑을 통한 마케팅, 해외수출 판로개척, 해남군고구마 냉장유통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해군, 지역주민 호응받는 장사 행정 

▲ 광주대학교 홍성운 겸임교수

<사진=박미경 기자>

경상남도 남해군은 그동안 좁은 면적에 도로변을 기점으로 많은 묘지들이 산재돼 많은 문제점이 야기돼왔다. 이에 매장위주의 장사문화를 화장으로 유도하고 군민들의 의식개혁을 통해 선진 장사행정을 구현하고자 새로운 화장문화 정책을 전개했다.


광주대학교 홍성운 겸임교수는 “전 공무원대상 장사법을 홍보하고 마을회관, 경로당을 방문해 순회설명회 개최, 화장 유언 남기기 추진 등을 해왔다”며 “의식개혁 유도에 힘썼다”고 말했다. 특히 화장유언남기기 서약은 군민의 30%가 참여해 공감대 형성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담당공무원이 직접 상가를 방문해 장례문제를 논의하는 상가방문 민원처리제, 사설묘지 적법여부 사전 확인제, 개인묘지 분할측량 이행 등 불법묘지 근절대책을 마련했으며 화장장려금 지급이 추진됐다.

 

홍성운 교수는 “화장문화 정책 전개로 이전과 다른 형태의 장사문화를 만들었고 복지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상당하다”며 “불법묘지를 근원적으로 차단함과 더불어 공설묘원과 자연장지를 조성해 주민들이 생활하는 편익·복지 시설로 설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 담양군 녹색환경과

이면형 환경정책담당관

<사진=박미경 기자>

또한 홍 교수는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여러 지방단체에서 견학을 하고 있어 벤치마킹도 기대할 수 있다”며 “광역 공동묘지 재개발 사업, 묘지실태조사 등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담양군, 평생학습 교육도시로의 변신

 

담양군은 교육에 초점을 둬 그 비전을 제시했다. 담양군 녹색환경과 이면형 환경정책담당관은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구축을 위해 평생학습센터를 별로로 설치해 확대해 나가고 전문적인 관광인력으로 대나무해설가, 슬로시티해설가 등을 양성해 담양문화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면형 담당관은 “생태도시 신성장 동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향토문화 교육을 실시, 지역 특화프로그램을 개발해 전세계에 우수사례 전파를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세계 10대 환경도시를 조성하고 명품교육도시로서 인구 7만의 중추도시 건설, 관광을 통해 국민 소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담양군 이기환 부군수는 “담양의 최고 정책 가치가 지속가능한 생태도시에 있다”며 “담양군의 글로벌 에코포럼이 생태도시의 모델이 되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 좌측부터 한국환경정책학회 이창우 회장, 한국지방자치학회 정순관 회장, 환경일보 김익수 대표

<사진=박미경 기자>


지자체의 협업 커뮤니티 형성 중요해

3세션에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환경정책학회 이창우 회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우수사례가 지속가능발전의 영역이 얼마나 다양하지 잘 보여줬다”며 “허나 지속가능발전이란 환경, 경제, 사회가 통합된 발전형태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창우 회장은 “환경과 경제를 잘 엮어 우리나라 지자체가 지속가능 발전방안을 모색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지방자치학회 정순관 회장은 “우수사례들이 환경과 연계가 낮은 부분들이 가중치를 많이 받았다”며 “지자체를 평가하는 방식에서 모든 분야를 다 고려하는 것보다 환경분야를 특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환경일보 김익수 대표는 “고구마 산업을 개발도상국에 접목시켜 1:1 마케팅을 하는 등 지자체의 기술이나 개발도상국과의 연결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국가단위보다 지자체의 협업 커뮤니티 형성이 필요하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국회환경포럼 조길영 사무총장은 “향후 포럼에서는 정책 수립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중앙부처 담당자, NGO, 지자체들이 참석해 정책을 모색해 나가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재)글로벌에코포럼은  우리나라 시·군·구의 지속가능발전 상태와 변화 정도를 격년 주기로 평가(짝수 년에는 군 단위, 홀수 년에는 시·구 단위)하고 비교해 축적해 갈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전국적으로 우수사례들을 공유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포럼으로 자리매김 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안전행정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환경정책학회, 한국지방자치학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이클레이 한국사무소(ICLEI), 담양군, 환경일보가 함께 참여했다.

 

<사진=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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