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365일, 24시간 문을 열고 있는 편의점의 에너지 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260개 환경·소비자·여성단체로 구성된 에너지 전문 NGO 네트워크인 에너지시민연대가 편의점 에너지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24시간 편의점 160개 점포 모두 개방형냉장고를 사용하고 전력소모가 적은 LED를 사용하는 점포는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시민연대는 24시간 운영되는 에너지다소비업종인 편의점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에너지 낭비 요인을 점검하기 위해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에너지시민연대 전국 네트워크 중 8개 단체가 서울, 대전, 마산, 분당, 안산, 천안, 포항 7개 지역의 편의점 160점포를 직접 방문해 현장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항목은 기본적인 점포정보와 실내외 온도, 조도 외에 냉방환경, 냉장고 사용 실태. 개별 전기기기 사용 현황, 조명 사용 현황 등을 담고 있다. 

고작 1곳만 비닐커튼 설치

 

에너지시민연대 조사결과 조사대상 160개 점포 모두 냉기 누출이 많은 개방형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형 냉장고 보유 대수는 총 282대로 점포마다 평균 2대 정도의 개방형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었다.

대부분 편의점에서는 비닐커튼조차 없이 개방형

냉장고를 사용해 에너지 낭비가 심각하다.

또한 개방형 냉장고에 비닐커튼을 사용한 점포는 단 1곳에 불과했다. 실제로 편의점 내 에너지낭비 요인을 묻는 질문에 64.6%의 편의점주가 개방형 냉장고가 에너지낭비 요인이 가장 많다고 답했다.

비닐커튼을 사용하면 냉기 누출을 막아 여름에는 냉장온도 유지를 위한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고 겨울에는 실내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실내등 및 진열장 현황 조사 결과 실내등 점등 평균시간은 23.7시간이었으며 진열장 점등 평균시간은 24시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편의점 내 실내조명이 365일 동안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LED와 같은 고효율 조명을 사용한 점포는 실내등의 경우 단 2곳, 진열장의 경우 단 7곳에 불과했다. 과도한 조명은 38.5%의 편의점주들이 에너지낭비 요인이 가장 많다고 응답한 바다.

한편 편의점 내 실내온도조사 결과 실내 평균 온도는 26.8℃로 대다수 편의점들이 적정온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시기 실외 평균온도는 28.6℃로, 실내외 온도차는 1.8℃였다.

의식조사결과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편의점주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5%의 편의점주들이 가장 많이 응답한 부문이 적정온도 설정이었다.

편의점 조도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편의점 전체 평균조도는 1056룩스(Lux)로 편의점 KS 표준 조도기준인 1000룩스(Lux)를 약간 초과했다. 에너지시민연대 조사결과 KS 표준 조도기준을 초과한 편의점은 82개 점포로 절반 이상인 51.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KS 최고 조도기준인 1500룩스(Lux)를 초과한 점포는 16개 점포로 전체의 10%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기제품 남용으로 에너지 낭비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주는 개별 전기제품의 사용 실태는 전자레인지가 213개로 가장 많았으며 온수기 164개, 온장고 154개, 커피머신 34개였다.

석유, 석탄 등의 1차 에너지를 투입해 전력을 생산하게 되면 60%의 에너지는 사라지고 40%만 전력으로 바뀐다. 이렇게 만든 전기에너지를 다시 열에너지로 바꾸는 전기제품 사용이야말로 대표적인 낭비 사례다.

그러나 가정·점포 등에서 사용하기에는 전기에너지가 가장 편리하기 때문에 전기 튀김기, 전기 제빵기 등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제품은 다양해지고 있다. 게다가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으로 인해 플러그가 콘센트에 상시 꽂혀있어 대기전력 차단도 이뤄지지 않는다.

한편 편의점주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89.4%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대답했지만 58.8%가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 반면 교육을 받은 편의점주 86.4%는 교육이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많은 편의점들이 에너지 절약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에너지 교육과 시설지원은 없었다”라며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소비자들과 함께 매장 내 에너지 절약 캠페인과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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