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극단 가변(대표 송형종)이 연극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를 오는 4월16일부터 20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제35회 서울연극제’의 공식참가작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1년 전, 작년도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에서 작품상과 연기상(‘나’ 역 임정은)을 수상한 바 있으며, 지난 3월 일본 초청공연 및 5월 부산 초청공연 일정이 잡혀 있다.

그리스 신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에우리피데스 작 동명의 희곡으로 알려진 ‘메데이아’는 그리스 신화를 통틀어 가장 잔인한 악녀로 꼽히는 마녀이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신화 속의 인물 중에서도 돋보일 만큼 강력한 캐릭터인 그녀는, 권력에 대한 욕망과 복수를 위한 의지 등을 위해 자신의 아이들을 죽였다는 설이 있다.

이 작품은 수많은 인물이 수십 년에 걸쳐 등장하는 고전을 재연하는 대신, 여성이 가지는 아이에 대한 다면적인 감정에 집중, 최소한의 모티브만을 가져와 현대 여성의 삶과 내면을 살피고, 이를 다시 확대해 현대 사회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사유한다.

극 중 ‘나’는 몇 번의 유산 이후 다시 임신한 상태로, 집 밖에도 나가지 않고출산에 집중하는 삶을 산다. 이러한 시간을 보내는 중 그녀는 독립된 인간으로 사는 삶과 아이의 어머니로 사는 삶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그러한 그녀에게 마녀가 찾아온다.

그리스 신화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에 기초해 박미현 작가가 현대적으로 개작한 희곡을 이성구 연출이 그만의 부조리하면서도 안정적인 작품세계로 풀어낸다.

또한 ‘사라-0’, ‘햄릿 이야기’, ‘변신’ 등 지난 작품들에서 호흡을 맞춰 온 이윤수 무대디자이너와의 지속적인 협업도 관심거리이며, 특히나 연기상 수상자 임정은 등 작년에 공연했던 초연 배우들이 그대로 무대에 오른다. 오랫동안 함께해온 극단 가변의 배우들과 스탭들이 만들어낸, 꿈같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현실 같은 꿈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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