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실계류 암반수로 |
[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아직은 옛 정취를 물씬 품고 있는 동네, 종로구 부암동. 조용하고 고즈넉한 언덕을 오르다보면 도심 속에 있다고는 믿기 힘든 작고 깨끗한 계곡을 만나게 된다. 북악산에 위치한 백사실 계곡이다.
이 도심 속 계곡이 청정습지 생태계 못지않은 수질과 생태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서울시의 조사 결과 확인됐다.
▲계곡산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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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 계곡의 토지 이용·보호, 주변 문화재 관리 등에 대한 전체적인 조사는 작년에 이뤄진 적이 있지만 계곡의 생태계만을 대대적으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사실계곡은 서울시가 2009년 ‘생태·경관보전지
▲계곡산계구리 알 |
역’으로 지정한 실개천으로, 북악산 등산과 서울성곽 방문을 위해 부암동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시에서는 지난 9월 종로구 부암동 어르신 10명으로 구성된 ‘백사실 계곡 생태지킴이’를 운영하는 등 우수 생태계복원 관리사업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또한 백사실 계곡은 북악산에서 발원해 홍제천으로 흘러가는 지류다. 계곡 내 별서 유적지인 ‘부암동 백석동천(白石洞天)’은 보전이 잘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자연 경관도 우수해 지난 2005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36호로 지정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백사실 계곡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시 보호종 생물은 도롱뇽, 무당개구리, 북방산개구리 등 3종이다.
특히 작년 전체 조사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북방산개구리 1종과 파충류인 아무르장지뱀 1종도 추가로 발견돼 계곡에 사는 생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청신호로 보인다.
▲백사실 가재 |
▲도롱뇽 성체 |
▲도롱뇽 알 |
이번 조사에선 계곡 바닥에 서식하는 저서동물도 처음으로 조사했는데 날도래 등 총 4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런 저서동물을 먹고사는 도롱뇽, 계곡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같은 양서류와 양서류의 알 덩어리(난괴)들도 많이 발견돼 백사실 계곡의 먹이사슬이 안정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분석했다.
▲북방산개구리 |
▲무당개구리 |
한편 백사실 계곡의 수질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모두 1등급 수준(좋음, BOD 2mg/L 이하), 주택과 경작지가 있는 부암동 능금마을 주변은 2등급 수준(약간 좋음, BOD 3mg/L 이하)으로 나타났다.
하천 수질은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 기준으로 1~7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좋음)은 용존산소가 풍부하고 오염물질이 거의 없는 청정상태고 2등급(약간 좋음)은 용존산소가 많은 상태의 다소 좋은 생태계다.
▲한국에서만 자라는 특산종 꺽지 |
또한 능금마을에 경작용으로 조성됐던 직경 80cm 규모의 소형 우물을 조사한 결과 도롱뇽 유생, 무당개구리, 올챙이 등 50여 개체가 서식하고 있어 우물을 소형 연못으로 조성하고 생태 통로를 만들면 생태계 보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경석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수환경생태팀장은 “서울 도심 주변 계곡에서 이처럼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시와 주민들이 기울인 자발적 노력의 결실”이라며 “수심 2∼20cm의 실개천이니만큼 수질오염 예방이나 도롱뇽, 산개구리 등 소중한 생물들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고 시에서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생태계 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자료제공=서울시>
▲백사실계류 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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