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환경일보] 차영환 기자 = 슈뢰더 전 독일총리는 22일 경기도의회 연설에 앞서 도지사 집무실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와 연정과 통일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고 “경기연정이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남 지사와의 환담에서 경기연정의 상징으로 집무실에 설치한 ‘연리지 나무’를 슈뢰더 전 총리에게 소개하면서 “여야가 연애하는 마음으로 늘 대화하고 소통하고 있다. 약속을 잊지 않고 경기도를 방문해 감사하다.”고 환영했다.

이어 “서양 격언에 보통의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를 준비하고 정치 지도자들은 다음 세대를 준비한다는 말이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다음 세대를 준비한 정치지도자”라고 평가하고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당리당략이나 자신의 선거결과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혁과 통합, 미래를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슈뢰더 전 총리가 미래와 국익을 생각하는 점을 우리나라 정치인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해 남 지사께서 베를린에 왔을 때 만나 경기도 연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었다. 경기연정을 직접 보고 싶어서 경기도를 방문했다.”고 남 지사의 초대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두 개의 뿌리가 만나서 하나의 나무를 형상화한 연리지의 콘셉트가 정말 보기 좋다. 대립보다는 소통이 우선이라는 점을 알았다.”고 화답했다.

남 지사, 이 부지사는 슈뢰더 총리와의 환담을 통해 연정과 통일이라는 주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경기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도 밝힌 가운데 슈뢰더 전 총리도 경기연정 성공을 희망적으로 평가했다.

남 지사는 “연정이 법에 제도화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인 타협으로 끌고 가고 있어 어려운 점이 있는데, 앞으로는 법제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통일을 이뤄내야 하는데 양당제와 대통령제 하에서는 북한 주민이 통일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라도 연정이 가능한 정치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우 부지사는 “대한민국 최초의 연정이라 조심스럽게 제도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과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다. 이 점에서 서로 다른 점이 없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두 분을 보니 경기연정이 잘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특히 연정은 노동시장 및 연금 등 대한민국을 개혁하는 데에 좋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통일과 관련해서는 “북한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독일 통일 시에도 사회 간의 교류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개하고, 경기도가 시도하고 있는 지방정부 차원의 외교에 대해서도 “아주 좋은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번 슈뢰더 전 총리의 경기도의회 연설은 지난해 10월 남 지사가 독일을 방문해 슈뢰더 전 총리에게 독일의 통일경험과 연정에 대해 고견을 나눠줄 것을 부탁하면서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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