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환경일보] 제옥례 기자 = 홀로 외손녀 둘을 키우며 어렵게 살고 있는 조손가정에 함양군과 한국화장실협회가 ‘사랑의 화장실’을 선물해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23일 경상남도 함양군에 따르면 주민생활지원실 희망복지지원단은 지난 5월 함양읍으로부터 조손가정인 이모 할머니(62) 가구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받으면서 타지에서 일하는 딸을 대신해 두 손녀들을 양육해 온 이 할머니에게 남모를 고민이 갈수록 커져갔다. 바로 초등학생인 손녀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재래식 화장실 때문이었다. 본채와 떨어져 바깥에 있는 화장실은 한겨울 밤 어린 손녀들에게는 추위와 두려움에 떨면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군 희망복지지원단은 이 소식을 접하고 이 할머니 가정을 방문한 뒤 지난 7월 한국화장실협회의 '사랑의 화장실 지어주기 사업'을 신청했고, 서류심사와 방문심사를 거쳐 11월 수혜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한국화장실협회로부터 450만원을 지원받아 대대적인 공사(시공업체 함양자활지원센터)가 이뤄졌고, 공사 한 달 만에 수세식 양변기와 샤워시설이 갖춰진 새로운 화장실이 만들어졌다.

함양군은 지난 22일 오후 군 관계자와 한국화장실협회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작지만 소박하게 화장실 준공식을 갖고 조손가정이 더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했다.

이 할머니는 “이제는 손녀들이 밤중에도 화장실에 마음 놓고 갈수 있게 됐다”며 “자기 방보다 화장실을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함양군과 한국화장실협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우리 군 희망복지지원단은 군민들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욕구를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서비스를 지원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불어 행복한 함양군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수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화장실협회는 행정자치부 소관 비영리 특수법인으로 화장실 시설 부족 또는 노후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는 기초수급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 가정의 화장실을 무료로 고쳐주는 사업을 올해로 5회째 시행해오며 이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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