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환경일보】강남흥 기자= 도로 위 한복판에 전신주가 세워져 있다. 이곳을 통과하는 차량들은 중앙선을 넘어 반대쪽 차로를 통해 이동해야 한다. 문제는 이 도로가 준공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도로라는 것이다.

 

정읍시는 지난 3월 북면 외야마을 진입로 확·포장공사를 발주해 5월30일 준공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중앙선인 황색선까지 그렸다는 것은 개통된 도로이므로 안전하게 통행해도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준공을 마친 진입로에는 전신주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어 자동차 운전자나 농기계를 운행하는 농민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야간에 속도를 내서 운행하는 자동차의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이처럼 사고위험을 도로에 방치한 상태임에도 담당 공무원은 “공사가 준공됐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관리주체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엉터리 도로를 만들어놓고 준공허가를 내준 정읍시에 대해 지역사회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취재진이 이도형 전주시의원과 현장을 직접 방문해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마을의 박모(61)이장은 “주민들의 동의를 구했다지만 누구를 위한 도로포장인지 의문이 든다”며 “과수원 부근은 보상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마을까지 이어지는 도로 중앙부분만 남게 됐다”고 밝혔다.

 

우수시설에 대해서도 박 이장은 “비만 내리면 흘러내리는 토사 때문에 도로 옆 고추밭에 쌓일 것”이라며 정읍시의 무책임한 도로공사를 비판했다.

 

눈으로 보기에도 터무니없는 도로공사가 어째서 준공됐을까? 취재진이 전라북도 감사실에 문의했지만 전라북도 감사실에서는 “관할 지자체 감사실에 통보해 확인하겠다”고 답변했다. 전라북도와 정읍시 그리고 관련 부처를 거쳐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방법으 마련될 때까지 사고위험은 계속 방치되고 있다.

 

도로 한복판에 사고 위협이 있음에도 관할 지자체가 책임을 미루며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시민들의 안전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도로 위 장애물을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도 안 되는 공사가 준공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지역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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