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 김태홍 기자 = ‘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과 청보리축제로 유명한 가파도에 텐트캠핑장이 들어선다.

서귀포시는 이달부터 예산 3억 원을 투입해 도서지역 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가파도 텐트촌 조성사업을 본격 착수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캠핑장 조성은 최근 힐링여행 열풍 속 캠핑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역에 캠핑장을 조성해 가파도를 찾는 여행객들 확대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에 가파도 하동항 일대 약 1300㎡ 부지에 텐트데크 공간 14개소와 판석포장 620㎡, 잔디식재 297㎡, 음수대 등 캠핑을 온 여행객들에게 필요한 시설들이 조성된다.

시는 캠핑장 조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지난 4월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실시설계용역을 거친 상태이며, 이달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해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운영되는 캠핑장을 벤치마킹해 장단점을 분석해 이번 조성사업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가파도 청보리테마 공원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기반시설을 확충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언제나 찾고 싶은 명품섬 조성으로 지역주민의 소득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보리축제로 잘 알려진 가파도는 18만여 평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섬의 역사와 자연, 독특한 생업 문화를 연계, 가파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힐링(치유)과 사색의 체험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제주에서는 고구마를 캐고 난 후 그 밭에 보리를 파종해 이듬해 봄에 추수를 했다. 보리를 파종하는 일은 일일이 손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서 온 식구들이 나가서 땀을 흘려야 했다.

제주의 보리는 크게 쌀보리와 맥주맥 보리로 나누어진다. 쌀보리는 모양이 둥글둥글하며, 맥주보리는 길쭉길쭉해서 눈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쌀보리는 식구들의 식사용으로 많이 사용됐으며, 맥주맥 보리는 맥주를 만드는 원료로 농협에서 공동수매 했다.

보리파종은 대체적으로 고구마를 캐고 난 밭에서 이뤄졌으며, 보리 파종은 일일이 손으로 거름과 씨앗을 함께 섞어 소나 말이 밭을 일구면 사람이 한고랑 차근차근 어깨에다 채(삼태기)를 메고 뿌렸다.

이렇게 뿌린 씨앗을 모두 한꺼번에 덮어 두려면 설피를 이용해 흙으로 씨앗을 덮어두거나 소나 말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 덜기도 했다.


보리는 보통 음력 10월말을 전후로 파종을 마무리 한다. 이렇게 보리를 파종하고 나면 참새들이 반갑다고 노래 부르며 온 동네 친구들은 물론, 멀리 있는 가족, 친구들까지 불러댄다. 이는 추운겨울이면 새들도 먹이가 모자라기 때문에 보리 파종한 밭으로 많이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본 농부들은 씨앗을 참새가 먹어버릴 것을 예상, 많이 뿌리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허수아비도 세워보고, 깡통도 메달아보고, 대나무에 봉다리(봉지)도 펄럭여 보기도 했다.

그래도 참새나 들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을 비웃듯 씨앗을 모두 주워 먹어 버린다. 화가 난 농부들은 최후의 카드를 들고 극약 처방을 내리게 된다. 극약처방이란 참새나 들쥐가 좋아하는 보리에 농약을 섞어 뿌려두는 거다.

참새와 들쥐들은 깜~쪽같이 속아서 보리인줄 알고 주워 먹었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옛말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참새가 방앗간은 그냥 못 지나가지만, 우리 농부들은 역시 한 해 농사를 망칠 순 없는 일이었다.

힘겨운 보릿고개의 추억, ‘고사리장마’가 오면 그나마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식량을 먹고 돈을 쓰다보면 ‘고사리장마’가 시작되면서 보리 수확하는 시기까지 얕은 장마가 계속 된다.

이때쯤 되면 작년에 수확해서 남겨둔 식량도 모두 떨어져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농가로선 정말 어려운 시기였다.

보리수확이 빨리 하고 수매를 해야만 첫 수입이 들어오게 되는데 여물지 않은 보리를 수확할 수는 없었다. 한해 중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여서 흔히 ‘보릿고개‘라 했다.

산 입에 거미집을 칠 수는 없으니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것은 구해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기고 드디어 보리 수확을 하게 되면, 우선 다음해 5월 다시 수확을 할 때 까지 보릿고개를 견뎌낼 양식을 먼저 비축해야 한다.

나머지는 농협을 통해서 공동구매로 판매를 하게 된다. 공판하는 날이 미리 지정되면 농부들은 한 해 동안 농사지은 곡식이 가장 좋은 등급으로 팔기위해 보리 건조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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