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 고현준 기자 = 지난 23일 저녁 제주도 250여개 지역에서 열린 신공항 건설에 따른 반상회 분위기는 어땠을까?

이날 저녁 서귀포시 남원쪽 반상회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감귤 주산지로 유명한 이 지역 감귤값이 바닥을 기고 밭떼기를 했던 상인조차 계약을 해제하는 등 감귤농업이 지난 해에 이어 모두 망쳤지만 반상회 분위기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고 전해왔다.

이 주민은 “지난 해에는 감귤을 수확하고 서울로 보내면 이것 저것 다 빼고 나면 제로가 되는 경우가 속출했지만 땅값이 예전과 달리 올라가는 추세라 그냥 넘어갔는데, 올해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공항 건설에 따른 주민들의 기대심리가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만약 올해도 감귤값이 이처럼 폭락했다면 난리가 났을 텐데 조용한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데 “감귤값이 폭락해도 토지가 상승이 이를 보전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며 “이처럼 토지주들은 괜찮은 상황이지만 임대를 해서 농사를 짓던 사람들은 손해가 막심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은 “아주 볼품 없는 감귤밭을 시가보다 비싼 값에 내놓았지만 살 사람이 나타나자 안 팔겠다고 했다”며 최근 이 지역 토지가 상승에 따른 분위기를 전했다.

이렇듯 신공항 건설에 따른 기대심리는 정작 공항이 직접 들어서는 온평 신산 등 일부 성산지역 주민들에게는 실망감을 주고 있지만 성산 일부를 포함한 주변지역인 표선 남원 구좌지역 주민들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을 정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참석했던 어떤 이는 “성산 일부와 다른 지역 주민들은 신공항 건설에 대해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토지가 직접 공항으로 들어가는 성산지역 사람들을 생각해서 토지가 상승에 따른 기대감이 큼에도 이를 표현하기가 어려운 실정인 것 같다”는 얘기도 전해줬다.

결국 성산지역 일부 주민들은 신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지만 이 지역 이외의 남원 표선 구좌지역 주민들 대다수는 신공항 건설에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또 다른 파생적인 보상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항건설에 대해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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