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 김태홍 기자 = 제주경마공원 내 식당 임대계약을 둘러싸고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일 성명을 통해 "마사회가 현직 임직원 등이 출자해 설립한 직장 새마을금고에 식당 임대계약을 몰아주는가 하면 과거 2년 넘게 무상 임대해 준 사실까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마사회는 관련 규정을 무시한 채 불공정한 심사 결과로 체결한 식당 임대차계약을 당장 해지하고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에 따르면 감사원이 최근 공개한 한국마사회 감사 결과에 따르면 마사회 제주지역본부는 지난 2014년 9월 마사회 직장 새마을금고와 제주경마장 내 식당 2개소(한식당‧중식당)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 기간은 2016년 12월 말까지로, 임대료는 보증금 4020만원에 매월 매출액의 6%이다.

성명은 "문제는 임대차 계약 심사가 관련 규정을 어기고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제주지역본부는 지난 2014년 8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식당 임대사업자를 선정했다"며 "당시 식당 임대 사업에는 마사회 직장 새마을금고를 포함해 외식분야 전문업체 3곳 등 모두 4곳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성명은 "그런데 제주지역본부는 심사 과정에서 평가항목의 배점 기준을 멋대로 바꿔 입찰가격 비중을 대폭 낮췄다"며 "관련 규정인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기획재정부 계약예규 제216호)에는 평가분야별로 정해진 배점한도를 10점 초과해 조정할 경우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성명은 "제주지역본부는 기재부장관과 협의 없이 입찰가격 배점(20점)을 15점이나 낮춰 5점만 부여했다. 또한 평가위원 6명 중 내부 위원 3명을 제외한 외부 위원 3명을 외식분야나 계약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사로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그 결과 입찰가격 및 기술능력 계량지표 평가에서 1~2위를 차지한 업체는 협상부적격으로 탈락한 반면 동일한 지표 평가에서 3위를 차지한 새마을금고가 최종 임대사업자로 선정됐다"며 "대신 새마을금고는 평가위원들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술능력 비계량지표(70점)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유일하게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성명은 "한국마사회 직장 새마을금고는 마사회 임직원과 서울경마장에 근무하는 기수, 조교사, 마필관리사 등이 출자해 만든 영리법인으로 금융 및 비금융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은 매년 임직원 등에게 배당하고 있다. 결국 제주경마공원 식당 수익금 역시 마사회 임직원 등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마사회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도 새마을금고에 식당을 무상으로 임대해 준 사실이 제주경실련 확인 결과 드러났다"며 "마사회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새마을금고에 식당 2개소를 공짜로 빌려줬다. 이는 마사회가 임직원의 영리행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새마을금고에 특혜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제주경실련은 "마사회는 불공정 심사와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새마을금고와의 식당 임대차계약을 당장 해지하고 적법한 절차와 공정한 심사를 거쳐 새로운 임대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며 "공기업의 자산인 식당을 무상 임대해 세입에 손실을 끼치고 공정한 경쟁을 방해함으로써 계약질서를 어지럽힌 관계자는 엄중히 문책하는 한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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