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 김태홍 기자 =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최근 제주도와 일본 오키나와에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위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회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는 제주에서 ‘공존과 협력의 평화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의 선언에 대한 화답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로 사흘째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중인 제주포럼의 ‘동아시아평화공동체의 가능성과 조건’ 세션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동아시아평화공동체는 충분히 가능하고, 이를 위한 조건으로 제주도와 오키나와에 동아시아공동체 평화회의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면서 “두 섬이 동아시아 평화와 협력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고 ‘평화의 섬’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어 북한도 언급, 북한 역시 동아시아 평화회의에 참여해야 하며 한국과 중국, 일본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동아시아 평화 실현엔 대화와 협력의 작업이 필요하며 여기에 북한이 참여하지 않고는 완전한 평화를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아시아 평화회의는 당연히 북한도 참가하는 체제로 정비돼야 하지만 당장 실현시키기는 어렵다”면서도 “오키나와 평화외의에서 북한이 참여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북한이 당장 참여는 않더라도 오키나와에서의 공동체 안에서 스포츠, 문화, 음악을 통해서 교류를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북한도 신뢰관계를 쌓고 동아시아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최종 목표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한 평화협정이 목적이고 이를 위한 과정, 협의체가 필요하다”며 “한중일 등 당사국들이 중심이 돼 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탄소없는 섬’ 프로젝트에서 나아간 원희룡 지사의 ‘에너지 평화’ 구상과 관련해서도 “내몽골 지역에서 풍력이나 태양광으로 만든 전력 에너지로 북한을 연결하자는 구상이 많은 국민들을 구제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를 통한 운명공동체가 탄생한다면 생명과 생명을 이어주는 길이 될 것이고 북한 국민의 이해를 받으면 그들도 전쟁을 하지 않는 공동체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원희룡 지사는 전날 포럼 개회사를 통해 “제주는 공존과 협력의 미래로 가는 ‘평화의 실크로드’를 만들고 이어나가고자 한다”면서 “평화산업을 실어 나르는 제주의 평화 실크로드는 제주를 출발해 아시아 모든 국가로 평화가 녹아드는 실핏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 지사는 2030년까지 제주 전력 사용량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신산업 플랫폼 제주’ 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이 모델은 북한과 인도 등 전력부족 국가의 에너지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해 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중일 역사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면서 “상처를 준 일본의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작년 말의 한일 간 회의에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하지만 그것이 완전한 해결이 아닌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역사인식 이전에 역사적 사실을 일본정부가 왜곡, 은폐하고 있는데 역사적 사실을 공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도 동아시아 공동체의 회의를 열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ohj007@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