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김태홍 기자 = 춘분이 지나고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벚꽃 개화시기에 관심이 뜨겁다.
들녘에도 얼음을 뚫고 복수초가 노랗게 피어나 노루귀를 어루만지며 무명의 빛깔을 불러 모은다. 수많은 꽃들이 합창하며 봄의 창을 열면 따스한 봄바람도 어느새 술렁, 꽃향기도 살랑. 대지를 깨우는 햇살 속에 연두 보리밭은 짙은 녹색의 봄옷으로 매무새를 가다듬는다.

3월이 무르익어 봄내음 짙어갈 무렵 애월읍 장전리, 한라수목원, 연삼로, 전농로, 관음사, 제주대학교, 봉개 등 지역 곳곳의 왕 벚 숲과 벚나무가 심어진 가로변에는 시간을 다투며 함박눈 같은 꽃이 무더기로 피어난다.

왕벚나무는 1906년 4월 15일 프랑스인 Taquet 신부에 의해 제주 한라산 북면 관음사 부근 숲속에서 처음 채집되었고, 베를린대학 Koehne 박사에 의해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제주도 한라산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는 16종의 벚나무가 서식하고 있는데 이중 제주에는 올벚나무, 산벚나무, 벚나무, 산개벚지나무, 섬개벚나무, 이스라지, 귀룽나무, 사옥 등 13종이 제주에 자생하고 있다.


4월로 접어드는 길목 제주는 봄에 맞는 설경이 따로 없다. 나뭇가지마다 소복이 피워낸 꽃은 따스하고 향기로운 꽃눈으로 동심을 반긴다. 검은 현무암 돌담 위로 발을 쫑긋 치켜 올리고 노란미소를 머금는다.
머리 위로 하얀 꽃비가 무게 없이 너울너울 떨어지는 풍경을 상상해보라. 저절로 더덩실 어깨춤이 인다.

‘제주 왕 벚꽃축제’는 1992년부터 개최하기 시작해 올해 26회째를 맞는다.
‘제주 왕 벚꽃축제’는 제주도관광협회가 처음으로 삼도1동 전농로에서 개최하기 시작해 1996년까지 개최하다 1997년부터는 제주시 주최 한국예총제주도지회 주관으로 장소를 제주시종합경기장으로 옮겨 2000년까지 개최했다.

이어 2001년부터는 관광과 문화예술, 여행업체, 관광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왕 벚꽃축제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개최해 오다 2008년부터 왕벚꽃축제조직위원회는 제주시관광축제위원회로 조직을 정비해 ‘제주 왕 벚꽃축제’를 주관하게 됐다.

2009년 제18회 제주 왕 벚꽃축제는 제27회 유채꽃잔치와 함께 연계해 정부종합청사 시민복지타운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했다. 이어 2012년부터는 장소를 다시 제주종합경기장으로 옮겨 개최하고 있다.
이어 2016년부터는 애월읍 정전리, 제주시 전농로, 제주대학교 입구에서 분산 개최되고 있다.

14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26회 제주왕벚꽃축제가 ‘왕벚꽃 자생지, 제주에서 펼치는 새봄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오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10일간 왕벚꽃 명소에서 분산 개최, 왕벚꽃과 함께하는 제주 봄의 서막을 알린다.

행사 개막인 31일은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 명소에서 봄의 서막을 알리는 개막행사와 더불어 ‘행복벚꽃 가득한 애월의 봄날’ 이라는 부제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진 천재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공연, 노래자랑, 전통놀이, 지역특산품 전시 판매 등 지역주민과 함께 행복한 축제로 4월 2일까지 3일간 열린다.


제주시 전농로에서는 4월 1일부터 2일까지 ‘사랑벚꽃 가득한 전농로의 봄날’이라는 부제로 왕벚꽃길 전체를 축제장으로 활용한 서사라 문화의 거리축제가 왕벚 꽃 감상과 더불어 즐겁고 오랫동안 기억될 추억을 선사할 사랑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제주대학교 입구에서는 4월8일부터 9일까지 ‘낭만벚꽃 가득한 제주의 봄날’이라는 부제로 양쪽에 늘어선 왕벚꽃 감상과 더불어 낭만음악 감상, 사랑의 하트, 돌하르방, 석고마임 포토 존을 운영하고, 주중에는 왕벚나무 자생지의 가치 제고를 위해 왕벚꽃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왕벚꽃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무대행사 외에도 축제장에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전농로 및 장전리 왕벚꽃거리에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왕벚꽃 감상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으며, 제주의 벚나무 야외전시장 등 왕벚꽃을 테마로 한 학습장 역할도 하게 된다.
이번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회용품 안쓰기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제고시킬수 있는 환경축제로 운영된다.

김덕범 제주시 관광진흥과장은 “올해로 26회째 맞이하는 제주왕벚꽃축제는 제주시에 소재한 왕벚꽃 명소를 활용하는 행사장을 다양화하여 개최된다”며 “ 왕벚꽃 개화시기의 차이 등 제주의 지리적 특수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개최시기에 따른 왕벚꽃 명소를 선정하여 행사기간을 10일로 개최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봄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 관광자원화로 관광객 유치 확대에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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