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자녀와의 소통부재다. 경제적 이유 등으로 맞벌이 부부가 대세인지 오래됐고, 지친 몸 끌고 집에 돌아가 저녁 차려먹고 TV앞에들 앉았다 하루를 마감한다. 자녀가 잘되었으면 하고 이런저런 말을 붙여보지만, 또 다른 잔소리로 들릴 뿐이다. 어느 새 자란 자녀들과 생각의 괴리는 점점 커지고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다. ‘대한민국 중2 사용설명서’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세대 간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선택, 대인관계 및 가정불화 등 다양한 종류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대입중심의 교육패턴으로 사교육 의존도가 높고, 공교육에서는 비전과 철학이 사라졌다. 어떻게 미래를 맞아야 할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매체들로부터 쏟아지는 정보의 폭격을 맞으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날로 심각해져가는 청소년 문제의 대안으로 산림교육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숲, 사람을 키우다’라는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산림청과 교육부, 여성가족부의 협업 하에 청소년 대상 산림교육 활성화를 이끌어 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산림교육이 교육정책, 청소년 정책과 서로 협력하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숲 체험을 통해 인지적, 심리적, 신체적 측면에서의 산림교육 효과는 상당히 큰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 아토피 예방, 근육 골격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자연이해, 환경인식, 동물보호와 같은 환경감수성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심리 정서적 안정, 불안감 우울증 해소, 자존감 회복, 도덕성 향상에 있어서 긍정적인 연구결과가 있다.

해결할 과제도 있다. 숲 교육은 숲 해설가가 학교로 찾아가 교육 하거나 학생들이 기관을 통해 현장으로 이동해 이뤄지는데 올해부터 교육부와 연계한 자유학기제가 운영되면서 숲 해설가뿐만 아니라 산림교육전문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관련 제도개선을 통해 채용인원을 늘리고 자격증 취득 후 사후관리도 제대로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통한 창의적 체험활동 위주가 될 수 있도록 산림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학교 및 교육청, 청소년단체 등과 연계한 지속적 프로그램 운영, 위기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개발, 청소년 전문가들과의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환경과 경제, 사회라는 세 가지 축이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 나 밖에 모르는 냉혹한 세상이 아니라 가족을 돌보고, 이웃을 돌보고 사랑을 나누는 작은 실천이 숲을 통해 시작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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