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투자기관들의 위임을 받아 각국의 주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물, 온실가스, 산림자원 등과 관련한 경영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탄소정보 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재계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교토의정서 등 기후변화를 둘러싼 국제 흐름을 의식한 듯 환경이슈 정보를 투자 결정에 반영하려는 의지가 반영돼 CDP가 설립됐기 때문이다. CDP는 기업의 환경영향과 전략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유일한 글로벌 정보공개시스템이다. 10여 년 전 시작돼 투자자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바탕으로 기후변화 및 자연자원 관련 이슈들이 사회의 주요 아젠다로 논의될 수 있도록 추진됐다.

CDP의 정보공개시스템은 탄소, 에너지, 기후변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수자원 및 산림자원과 같은 지구의 자연자본까지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CDP는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후변화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기업에게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금융기관 중심의 이니셔티브다. 지난해 세계 722개 금융기관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고, 국내 30여 금융기관도 참여했다. 그리고 전 세계 3000개 이상의 기업들이 기후변화 정보공개 요청에 응답했다.

‘CDP Water(물 정보공개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의 물 경영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요청한 금융기관의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573개에 달하며, 이들의 운용자산만 60조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CDP Water는 전 세계 물 사용량이 많은 3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보공개요청서를 발송했고, 184개 기업이 물에 대한 의사결정 수준, 자사 및 공급망의 물 관리전략 등에 대해 응답했다. 올해 CDP Water의 정보공개 대상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은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 등 총 45곳에 달한다.

CDP의 정보공개시스템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고, 다국적기업이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전세계 도시들은 CDP시스템을 활용해, 기후변화 우수사례 및 도시기후 회복력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현재 81개 국가에서 CDP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지속가능 관련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며 기후변화‧수자원 등 환경정보공개시스템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CDP 프로젝트는 주요 지속가능평가 가운데 블룸버그, 다우존스 등을 제치고 2년 연속 신뢰도 1위를 차지해 CDP가 기업의 돈줄을 쥐락펴락 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방증해주고 있다.

기업들은 CDP가 금융기관의 투자를 결정짓는 중요 기준이 된 만큼 이해관계자 특히 투자자들이 요청하는 정보공개에 적극 동참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환경 등 여러 글로벌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고 성장해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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