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기간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이 풍성한 음식이다. 먹을 것 부족하던 시절엔 고기전, 송편 들이 별식이었지만 이젠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남긴 음식물들이 쓰레기로 변한다는 것이 문제다. 음식물쓰레기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된다.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 등의 효과로 2010년부터 일일 발생량이 13,000톤 대로 떨어져 2012년엔 13,209톤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연간 4,800,000 톤 가량의 음식물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뭔가 새로운 방법을 찾을 때다.

음식물쓰레기 발생에는 풍성히 주려는 미풍양속과 더불어 ‘있는 척’ 하는 뿌리 깊은 체면문화가 한 몫을 한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간단 식단제, 그릇크기 줄이기, 칸막이 복합찬기 사용하기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아 발생량 저감에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음식물은 다른 분야와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쌀 같은 주곡 생산에는 넓은 면적의 경작지와 물, 에너지가 필요하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농약을 사용하게 되면 환경오염이나 인체위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음식물쓰레기 배출은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에너지와 기후변화에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사후처리에서 사전발생억제로 정책의 중심축을 전환해야한다. 음식물쓰레기로 인해 에너지 낭비 및 온실가스배출, 수거와 처리 시 악취발생, 고농도의 폐수로 인한 수질오염 등 환경훼손 상 어려움이 있다. 버려지는 식량자원의 가치는 연간 최소 약 10조원이며, 처리비용만도 6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불필요하게 많은 반찬으로 인한 낭비적 음식문화, 식량과 곡물 자급률 저하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입증가 등도 문제다.

음식물은 생산, 수입, 유통, 가공 및 조리단계에서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되는 에너지 집약체로서 연간 579만toe가 소요되며 최종에너지 소비량의 3%를 차지하고, 온실가스 또한 연간 1,791만 톤을 배출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바이오연료 생산 등으로 세계 곡물수요가 생산량을 훨씬 초과 했고, 평균 재고량이 30%에서 15%이하로 바닥을 치고 있다. 현재의 곡물가격은 언제든지 2~3배 뛸 수 있다는 뜻이다. 30%도 안되는 우리의 식량자급률을 두고도 수출하고 식량 사오면 된다고 하는데 최근 세계 식량사정은 여의치 않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이 식량 ‘블랙 홀’로 확대되면서 돈이 있어도 식량을 살 수 없는 시대가 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 해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를 환산하면 수백억이니 뭐니 하면서 막연한 죄책감만 들게 하지 말고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찾는데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 ‘문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지금처럼 쓰레기를 모아서 대규모로 한 곳에 버리는 시스템이 과연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효율적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밖으로 배출이 안 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음식물쓰레기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 체면문화는 버리고, 음식물은 버리지 않는 ‘조금 덜’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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