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만해도 관심밖에 떠돌던 ‘악취’가 최근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주요한 환경문제로 부상했다. 특히 아파트단지와 주택 등 주거지 주변서 생활악취 민원이 급증했다. 일례로 서울시 일정규모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악취 민원은 2010-2012년 동안 감소한 반면, 소규모사업장에서 발생한 생활악취 민원은 관련 민원의 89%를 차지했다. 생활하수관 악취 민원도 2009년 595건에서 2012년 3135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악취는 주로 소규모 사업장에서 배출되고 있고, 보통 하수관악취로 불리는 정화조‧하수관거‧쓰레기집하장 등과 더불어 생활악취로 불린다. 소규모사업장 악취와 생활하수관 악취가 불특정지역 생활권에서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규모 사업장 생활악취에 대한 악취질 분석이 쉽지 않아 현황 파악이 어렵고, 관리도 어려운 상태다. 현행 악취방지법에도 도시형 생활악취 실태 분석과 관리제도에 대한 규정이 전무하다. 또한 규정상 악취규제가 가능한 대상도 악취관리지역 내 신고대상 사업장과 악취관리지역 외 일정규모 이상의 신고대상 외 사업장들뿐이다. 규제대상이 아닌 일정규모 미만인 사업장이나 불특정다수로 발생하는 악취에 법적규제사항이 없어 체계적 관리가 어려운 셈이다.

악취 관리 특성상 이유도 있다. 우선 악취질 측정에 필요한 비용이 너무 비싸 현황 분석이 어렵다. 현재 악취방지법에 명시돼 있는 악취분야 측정수수료 규정상 복합악취‧지정물질 22종을 1회 측정하는데 220만원이 소요된다. 악취배출허용기준이 너무 높아 관리 실효성이 없는 것도 문제다. 서울시 악취배출사업장 합동 점검시 39개소 도장시설 가운데 복합악취 배출구 배출허용기준인 500을 초과하는 사업장은 전무했다. 관계당국의 개선 의지도 미흡하다.

서울연구원이 악취 민원이 많은 6개 업종을 선정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지자체에서 비용지원시 악취방지시설 설치 의향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변한 사업장이 무려 25%에 달했다. 시나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사업이 새 규제를 위한 것으로 사업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민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사업장에 대한 악취관리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다. 주민과 사업장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겠지만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가 필요한 대목이다.

생활악취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공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악취 배출원 대다수가 소규모 영세업이고, 생활권 주변에 업소가 산재돼 있기 때문이다. 또 비규제 생활악취 관리를 위한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실상 악취관리를 전면 실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민원이 많거나 배출허용기준 초과 경우를 선별해 배출원 관리 시스템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간소화된 생활악취 측정방법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업종에 따라 배출비율이 높은 악취항목만 측정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관계당국의 성의 있는 노력이 조속히 실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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