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법조업 어선들의 횡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금년엔 500∼700척에 달하는 대규모 선단을 만들어 연평도 부근에서 제 집 드나들 듯 바다를 휘젓고 남획하고 있다. 이들 중국 어선은 우리 어민의 어구와 어망까지 훔치고, 쌍끌이로 바닷속을 뒤집으면서 환경파괴와 어족자원 고갈 피해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중국의 불법조업에 따른 수산자원감소 피해는 67만5천t이다. 우리나라 수산물 총 생산량 318만3천t의 21.2%, 연근해어업 생산량의 61.9%에 해당하며, 연간 평균 손실 규모는 1조3천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백령·대청·소청도 어민 수십 여 명은 최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들이 들은 답은 해경이 해체된 상태고 정부 인사가 진행 중이니 기다리라는 것이 다였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책위 측은 불법조업에 적극 대처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피해보상과 장기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옹진군수는 대청도 해군기지를 해양안전본부 기지로 전환, 서해 NLL 인근 불법조업 방지시설 설치, 어민 생계 대책인 조업구역 확대 등 어민들의 바람을 담은 서한을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무반응도 답답한 수준을 이미 넘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해적질을 보고도 뒷짐 쥐고 넘겨온 것이 벌써 수년째다. 외교·정치적인 복잡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대로 있을 일은 아니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고쳐달라고 중국정부에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중국은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우리와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미래지향적 관계를 유지하려면 더더욱 긍정적 부분과 부정적 부분을 명백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 미묘한 정세 때문이라는 이유로 우리 서해의 어족자원을 씨를 말려가며 훑고 있는 중국 어선들의 횡포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중국 정부조차 포기한 중국 내륙 탈라터치 쿠부치 사막 지역에 10여년 째 비용과 인력을 무조건 지원하면서까지 환경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있다. 처음엔 싸늘한 의심의 눈초리로 비웃던 중국인들도 그 정성과 결실에 감동받아 이젠 함께 나무를 심고 더 많은 개선사업을 위해 손을 맞잡고 아름다운 관계를 발전시켜가고 있다. 인구 많고, 돈이 많다고 선진국이 되는 건 아니다.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존경받는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지금 당장 중국의 서해안 불법조업을 금지해야 한다.

내 집 아이가 남의 집 아이를 까닭 없이 괴롭히는 걸 방치두면 그 아이는 결코 바르게 성장할 수 없다. 중국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해결해야 할 과제인 사회적 통합(social inclusion)은 잘못된 관행을 하나씩 바로 잡아가야 가능해 질 것이다. 중국 어선들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무자비한 인접국가 침범을 불법으로 정의하고 막아야 한다. 중국과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앞으로도 오래 동안 함께 갈 이웃임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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