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에서 열렸던 ‘2014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5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이하 회의)’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번 회의는 한국과 아세안(ASEAN)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심화 발전 및 아세안 관계의 향후 25년 미래 비전을 구상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한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정상들, 아세안 사무총장, 각료, 기업인 등 3500여 명이 참석해 ‘신뢰구축과 행복구현(Building Trust, Bringing Happiness)’이라는 슬로건 하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양자 정상회담, CEO정상회의, 각종 문화행사 등이 열렸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사이의 정치·외교·안보와 경제·투자 측면에서의 교류와 협력뿐만 아니라 양자 간 사회·문화 교류와 협력 측면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1967년 탄생한 아세안은 끊임없는 만남과 대화로 외부 압력과 내부 갈등,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2015년 탄생할 아세안공동체는 인구 6억 4000만 명에 GDP 3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단일시장이며, 중국에 이어 제2의 무역 상대다. 한-아세안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2020년까지 교역규모를 현재의 135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로 확대할 것을 천명했다.

우리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신뢰외교 3대원칙에 대한 아세안 지지를 이끌어 냈고, 한-아세안 안보대화를 정례화 하는 결실을 낳았다. 또한, 동남아문화원 건립추진은 한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양방향 문화교류로 확대돼야 한다. 동남아시아는 한국과 긴밀히 관계하며 발전해왔고, 특히 사회·문화 분야에서 깊이 있게 교류해 왔다. 앞으로 한국 국민들이 동남아시아 문화 전반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이해를 가져야 다양한 분야에서 진정한 교류와 협력이 가능하다. 그래야 한국에게 동남아시아가 진정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가 될 수 있으며, ‘신뢰구축, 행복구현’이 가능해질 수 있다.

한국과 동남아시아는 다문화사회가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으로 인해 쌍방향의 문화교류와 협력이 가능한 독립적 문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동남아시아는 서로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전기를 마련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의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한국도 아세안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사회·문화 교류와 협력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보일 때다.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소통’은 필수 사항이다. 2000만 명 이상의 아시아인들이 취업과 결혼의 기회를 찾아 국가를 넘나들고 있다. 인터넷 보급 확대와 스마트폰 상용화로 세계인들은 실시간대로 뉴스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소통의 도구인 진정성과 투명성을 갖고 함께 하면 한국은 아시아의 중심이 될 수 있다. 한국은 녹색성장을 주창하고, 유엔 산하기구인 녹색성장연구소와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하면서 세계로 부터 그 역량을 인정받은 나라이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평행선상에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