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小寒), 대한(大寒) 다 지나고 입춘이 열흘 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동강 얼음도 풀린다는 우수(雨水) 까지도 채 한 달이 남지 않아 추위와 끔찍한 사건 사고에 지친 서민들의 마음은 어느 새 봄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겨울복병이 또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데 한겨울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Norovirus)다. 강원도 대관령의 한 리조트에서는 최근 집단 식중독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연속 발생해 60여명의 리조트 이용객들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보건당국은 리조트 내 상가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청소년들로부터 시작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대표적 증상은 바이러스성 위장염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감염될 수 있고, 전 세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하며, 60도 이상 온도에서 30분 간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되고, 염소로 정수된 수돗물에서도 활동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거나 또는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물건을 접촉하면 쉽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특성도 있다.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전염성이 높으며, 증상이 시작될 때 가장 강하고 길게는 2주까지도 전염성이 유지된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상은 구토, 설사 증상 등이 발생 후 2~3일 이어지는데 두통, 발열, 오한 및 근육통 같은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풍속도 중 하나가 음식의 주문배달이다. 홀로 살거나, 동거하는 가족이 적다보니 일일이 음식을 만들어 먹기 보다는 손쉬운 배달음식을 택하곤 한다. 그런데 배달음식 중에는 채소나 과일 등 날음식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조심스럽다. 가장 우선할 것은 조리장소 부터 도마와 칼 등 조리기구를 세정하고 조리원의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겠지만, 소비자 스스로도 음식을 선택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위생이 확인되지 않은 회나 날음식은 가능한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영양섭취, 금연과 금주 등 건전한 생활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외출 후 집이나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화장실 사용 후, 식사 전 등 반드시 손을 잘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기침을 할 때 침 한 방울은 6~7m까지 날아가 주변에 바이러스를 전할 수 있다고 하니 기침이 나오면 맨손 대신 티슈로 막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소매 안쪽에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스크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찬 공기가 직접 폐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고 콧속습도와 온도를 높여 바이러스 침투도 줄이고, 타인에게 침방울이 튀는 것도 막을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장염은 대부분 경우엔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병을 앓고 회복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통과 경제적 손실이 따른다. 미리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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