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레이(ICLEI)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서울에서 열려 닷새 간 공식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전세계 87개국 243개 회원 도시가 참가한 이번 총회에서는 미래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요르겐 랜더스 노르웨이 경영대 교수의 기조연설, 전체회의와 특별주제회의, 다양한 주제의 분과회의 및 부대행사, 도시간 교류협력 프로그램 운영 등 볼거리 나눌거리가 풍성했다.

이클레이의 목적은 도시가 발전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환경오염원인을 도시가 주체가 되어 줄이고 지구의 미래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국가 간 협약인 교토의정서가 최근 실효성을 잃으면서 국제적으로 기후협약의 실행 주체인 지방정부의 역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이클레이 서울총회는 전 세계 도시들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서울선언문'을 채택해 관심을 모았다. 경제적 지속가능성, 스마트하고, 행복하며 건강하고 포용적인 도시를 구체화하는 세밀한 노력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담고 있는 ‘서울선언문’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9대 실천사항을 담고 있다. 도시의 특정 자원 소비를 3년간 10%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는 ‘10% 효율성 증진 프로그램’, 지방정부 기후로드맵, 환경·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공공구매 결정, 지속가능한 건축 및 도시계획에 투자, 3년 내 생물다양성 행동계획 수립, 지속가능한 도시교통 해법 모색 등 실천사항들이 담겨 향후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200여 이클레이 회원 도시들은 이 선언문을 토대로 각자 상황에 맞는 기후변화 대응 실천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라는 중앙정부 간 약속이 있지만, 실천은 지방정부가 하는 만큼 당사국 총회에 더 강력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2020년 이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참여하는 범지구적인 ‘신기후체제’ 출범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기후변화시대를 맞아 도시의 역할은 결정적이며, 혁신적이며 전환적인 해법이 요구된다. 적극적인 개선 목표를 채택하고, 정책을 통합하고, 지역 주체들의 참여, 공공재정의 투입이 필요하다. 특히, GDP를 넘어 행복, 삶의 질, 건강, 사회통합, 안전, 교육, 문화, 녹색고용 그리고 굿거버넌스를 이루기 위해 의사결정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 세대 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고령화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도시 기반시설 조정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지자체의 구매력을 활용하여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속가능한 공공구매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청정 기술, 친환경디자인 및 사회적 기업 정신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개념 및 모델에 대한 투자도 촉진할 수 있다. 도시간 혁신적 해법을 공유하고 신속한 확대 및 이행을 상호간 지원해야 한다. 모든 노력과 성과를 데이터화하고 지역, 국가 및 국제사회에 보고함으로써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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