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가 계기가 되어 제정됐다. 1970년 4월 22일 첫 기념행사 이후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민간중심 운동으로 전개돼 금년에 마흔 다섯 번 째를 맞는다.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를 경고하는 세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총회 및 실무그룹(WGⅡ) 5차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가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경고했다. 지구 평균기온이 20세기 말보다 2℃ 이상 올라 갈 경우 2030년부터 식량생산 감소, 육상 및 담수종의 멸종위험 증가, 연안 홍수로 인한 토지 유실 등 전 부문에 걸쳐 위험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멀리 북극 조각 얼음 위 곰이나 아프리카 오지 얘기가 아니라 당장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란 의미다. 인류의 재앙은 전쟁보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질병, 생태적 변화에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 경제 총 손실액은 소득의 2%까지 이를 수 있고, 2050년까지 식량가격이 최고 84%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농업뿐 아니라 수산업 양식, 가축 생산 등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 100년간 한반도 기온이 1.7도 상승했고, 서울은 최근 10년간 0.3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주요 작물에 악영향을 주고, 수목분포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대형 산사태, 토사붕괴 발생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68년부터 45년 간 수온은 세계적으로는 0.38℃, 우리나라는 1.17℃ 상승했다. 수자원 관리대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제7차 세계 물포럼이 열려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들을 제시했지만, 먼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설계기준 영향을 분석하고 관련기준을 점검해야 한다.

또한 ICT를 접목한 홍수예보시스템과 가뭄 및 갈수 예보·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분야 통합관리 능력을 갖춘 컨트롤타워도 세워져야 한다. 기후변화 적응 방안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지자체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이해와 호응, 실질적인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

기후변화 적응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며 비즈니스와도 연결될 수 있다. 위험인 동시에 성장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영국의 경우 저탄소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100만 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의 전환이다.

‘내 탓’으로, ‘내가 할 일’로 봐야한다. 내가 생활하는 일상의 과정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투입된 물질과 화석연료, 에너지, 그리고 배출된 폐기물과 이산화탄소 같은 것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재앙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대화하고 합의하면서 지구적 차원의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실천노력이 대한민국을, 지구를 보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키며, 기후변화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런 각오를 ‘지구의 생일’ 선물로 약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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