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메르스에 이어 연초부터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공포가 우리 사회를 얼리고 있다. 1947년 우간다 붉은털 원숭이에서 지카바이러스가 최초 확인됐고, 1952년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인체감염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집트 숲모기가 주된 매개체지만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 숲모기도 전파가 가능하다. 잠재적으로 수혈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성접촉에 의한 감염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징적인 증상은 반점구신성 발진을 동반한 갑작스런 발열이고, 관절통, 결막염, 근육통, 두통이 동반될 수 있다. 감염 이후에도 1~2주 고열과 통증이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잘 쉬면 낫는다.

그러나 관련 방송을 볼 때마다 국민들, 특히 임신부와 부모들을 가장 불안케 만드는 장면은 소두증을 보이는 신생아들의 모습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카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적으로 신속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국제공중보건 위기상황(PHEIC)을 선포했다.

위기상황 선포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4년 소아마비와 에볼라바이러스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로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작년 5월 브라질에서 지카바이러스 첫 감염자가 보고된 이래 불과 8개월 만에 29개국에서 감염사례가 발견됐다. 브라질에서는 최고 150만명이 감염됐는데 이런 상태라면 미주지역 감염자는 내년까지 400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환자 발견시 보고를 의무화하고, 발병국 방문 여행자의 헌혈을 금지하는 등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프리카 카보베르데, 중남비 브라질과 멕시코를 포함한 16개국에서 입국자들에 대한 발열여부 확인 등 공항 검역과 모기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직은 국내 유입된 감염환자가 없고 바이러스 검출 사례도 없어 ‘관심’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예방인데 현재로선 각자가 조심하는 방법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은 우선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밝은 색 긴소매 상의와 긴바지를 입는 방법이다.

숲모기는 주로 낮에 활동하므로 냉방이 잘되고 방충망, 모기장을 갖춰 실내에 머무는 것이 안전하다고 한다. 지자체별로는 모기가 싫어하는 향을 풍기는 식물을 심거나 저수지와 하천 모기 유충서식지에 유충을 잡아먹는 미꾸라지를 푸는 등 자구책을 찾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여러 가지 영양제를 섞어서는 예방약이라고 홍보하고, 특수 흙침대에서 발생하는 음이온이 병원균을 차단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면서 근거 없는 ‘공포마케팅’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예방에 노력해야겠지만, 지나친 두려움이나 공포감 확산이 불필요한 경제활동 억제로 이어지는 것도 곤란하다. 끝없는 개발 욕심에 따른 생태계 파괴는 인간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재앙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도 다시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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