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에 우선해 환경을 강조하는 지시를 내려 또한 주목되고 있다. 문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국가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겠다고 했는데 최근 미세먼지 응급대책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 가동중단을 지시했다.

앞으로 매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3~6월 4개월간 전국의 8개 발전소가 멈추게 됐다. 대통령의 이번 지시가 미세먼지 저감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59기 화력발전소로부터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전체 총량의 14%이며, 노후 발전소의 경우 다 합해도 전체의 2% 이하라 실제 국민이 체감할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면, 노후 발전소라는 한계는 있지만, 경제성을 내세운 산업계 반발로 전혀 진척이 없던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에너지 대전환의 물꼬를 텄다는 것이다.

‘탈원전, 탈석탄’으로 정리되는 문대통령의 에너지 공약은 과거에 비해 획기적이다. 신규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고 공정률 27%인 신고리 5·6호기 공사도 중단하는 등 원전과 화력발전을 줄이면서 발생하는 전력의 부족분은 LNG 발전과 신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전기요금인상이 불가피해 논란의 여지는 있다. 지금까지 몇 개 단체나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는 것은 국민들이 찬성하지만, 에너지 전환에 따른 추가 비용부담에 대해서는 상반된 응답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대통령의 행보는 의미있는 변혁의 문을 열 것이다. 그동안 왜곡돼온 전기요금체계도 개선하고 정상화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하겠다.

물론 국민적합의가 필요하지만, 대통령의 의지를 시작으로 바른 정보들을 제대로 전한다면 충분히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본다. 툭하면 몇 조가 날아가네 하면서 국민을 위협해온 에너지 마피아들도 물러나야 한다.

이번 대통령 지시를 일각에서 ‘환경을 우선시하는 비효율적 에너지 정책으로의 전환’이라 했지만, 이는 잘못된 기준에서 나온 오판이다. 대통령이 그리는 큰 그림은 국가 전체와 국민행복을 기준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맞다.

지금까지 경제적 수치로 환산이 어려운 환경과 국민보건 가치를 평가 절하했던 오류가 반복되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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