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를 넘어서면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26년엔 고령화 비율이 20퍼센트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과 11년 뒤의 일이다. 고령화 속도 면에서는 OECD 국가중 1위다. 초압축 고령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준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서둘러 대비하지 않으면 수많은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미 문제는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부터 시작해서 공무원연금에 이르기까지 공적 연금의 납부액을 높이고 수령금액과 수령기간을 줄이는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고령화에 따라 노인 의료비의 비중이 커지고 정부의 건강 재정도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고령층 일자리 질의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고령화는 국가적 재앙을 불러온다. 그러니 시급히 대비해야 한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시급하게 시행해야 한다.


고령화시대의 정책은 고령층의 삶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고령층은 젊은이들의 가족이고 고령층의 현재 모습이 젊은이의 미래다. 고령층의 삶이 행복해야 사회 전체가 안심하고 밝아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령층의 소득이 증대돼야 한다. 공적연금을 강화하든, 개인 금융에 대한 지원체계를 수립하든 방향에 따른 대책이 광범위하게 시행돼야 한다. 또한, 일자리를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정년 축소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의 채용 쿼터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고령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고령층 소득 개선뿐만 아니라 앞선 시대의 지혜와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 점에서 고령층의 연구와 집필 활동에 관한 직접 지원, 취미 여가 활동 교육과 지원 등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이 존경 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활동도 매우 중요하다.

 

‘노인 부양 부담’ 같이 고령자를 짐처럼 취급하는 단어들은 쓰지 않기를 바란다. 실제로 부양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말을 쓰고 부정적 인식을 갖는 건 옳지 않다. 또한 정년을 앞둔 은퇴 준비자를 교육해야 한다. 주된 직장에서 정년을 맞아 은퇴하게 되면 살아온 만큼의 인생을 더 살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제 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전인적 은퇴설계 교육을 정부가 먼저 나서서 준비하게 하는 지혜를 기대해 본다.

 

우리는 역동적인 민족이다. 위기 상황을 반전시킬 역량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 전후의 참화를 딛고 일어서 산업화를 이룬 현재 빌더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로 일컬어지는 준고령층들의 경험과 역량을 미래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고령화의 과정 속에서 우리의 성장과 복지 모델 전반을 점검하고 확고하게 구축할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글 / 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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