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평생 교육’보다 ‘평생 학습’이라고 지칭하는 경향이 강하다. 교육보다는 학습이 좀 더 포괄적인 의미고, 또 ‘교육’이라는 말이 뭔가 강제적으로 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발적 의미가 강한 ‘학습’을 쓰게 된 것 같다. 어쨌든 ‘평생 학습’이 공식적 단어다.

 

공부는 특정 시기에 학교라는 특정 장소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평생 학습 개념에 의하면 공부는 시기를 뛰어넘고 장소도 뛰어넘어서 언제, 어디서든 하는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디에 있건 항상 공부하는 삶이 바람직하다는 이상을 담고 있다.


이런 ‘평생 학습’ 개념은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장년층에게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은퇴설계를 위해서도 배우고 공부하는 일이 필수다. 우선 은퇴설계 자체를 어떻게 할지 공부해야 한다. 은퇴 후 직업이나 창업, 봉사 활동 등에서도 체계적인 학습과 준비가 성패를 가른다. 심지어는 취미나 오락, 여행 같은 분야에서도 공부할 것이 많다. 어떤 분야에서든 체계적으로 열심히 학습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큰 차이가 있다. 이렇듯 평생 학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구호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평생 학습이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평생 학습
먼저, 먹고사는 데 평생 학습이 필요하다.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자고 깨면 새로운 산업과 기술이 생긴다. 과거에 배웠던 지식이나 정보, 기술만 가지고는 이런 세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어떻게든 버틸 수는 있다고 해도 그 분야에서 앞서나가며 성공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도 평생 학습은 인생의 의미를 깨우쳐주고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은퇴한 사람들은 있던 자리를 내려놓고 상실감을 느끼기 쉽다. 공부를 통해서 이것을 극복할 수 있다. 최근 인문학 강좌에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은퇴설계 상담을 해보면 나이가 들면서 공부의 세계로 빠져들고 공부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은퇴 이후를 학습 위주로 계획하기도 한다. 공부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표가 된다면 지적이고 고상한 은퇴 생활을 할 수 있다. 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운 경우라 말할 수 있다. 공자 말씀 중 “배우고 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는 말이 있다. 공부 자체가 즐거우면 좋겠다. 현실적 목표를 세우고 평생학습에 한걸음 나아감으로 평생 즐겁게 살아가시길 희망한다.

 

 


<글 / 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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