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인턴십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장년층 일자리 개발을 위해 추진하는 공적 제도 중 하나다. 정상적인 고용 관행(노동 관련법 준수, 4대 보험 가입)을 갖춘 기업이 만 60세 이상의 인력을 인턴으로 채용하면 3개월간 월 급여의 50%를 월 45만원 한도에서 보조해 준다. 그리고 시니어 인턴을 끝낸 인력을 6개월 이상 정식 고용하면 3개월 동안 같은 금액을 지원한다.

 

시니어 인턴십 제도는 기업과 장년 구직자 모두에게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기업은 지원금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면서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 이들이 오랜 업무 경험과 지혜를 보유했다는 점 역시 든든한 뒷받침이 된다. 그리고 인턴제 기반이기에 채용 과정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시니어 인력들은 장년층 취업시장이 열악한 현실에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시니어 인턴십이 제도로서 제 몫을 다하려면 기업과 개인 모두 적절한 수고가 필요하다. 시니어 인턴을 채용하는 기업은 장년층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조직 문화 속에 이들이 융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원받는 짧은 기간에 값싼 인건비로 단순 업무를 처리하는 데 그칠 것이다.


장년층 고용 늘리는 첫 발판 역할 기대
시니어 인턴으로 일하는 장년층에게도 자신을 받아들이는 조직과 사람의 이질감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자신이 연장자이며 경험과 지식이 많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 해서는 안 된다. 간단히 말해 낮아지고 젊어져야 한다. 이렇게 조직과 융합을 이루는 동안 숨길 수 없는 경륜이 더욱 빛을 발하며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필자는 시니어 인턴십이 장년층 일자리 확대를 위한 근본적이며 결정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우리 사회가 장년층 고용을 늘리는 첫 발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그 가치는 무엇보다 기업과 장년층에게 새로운 안목과 경험을 주는 데 있다. 기업은 시니어 인턴십을 활용해 장년층을 고용하고 함께 일하는 경험을 해봄으로써 장년 인력의 독특한 가치를 깨닫고 활용 방안을 발견하게 된다. 인턴으로 일하는 장년층들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보람을 찾으며 잠재된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려는 욕구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이 경험에서 한층 더 나아가 장년층 고용 기반 자체를 넓히는 단계로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인턴’과 ‘시니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결합이 모순이 아닌 상승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인턴은 상시적 고용 형태가 아니다. 시니어 인턴도 마찬가지다. 인턴이라는 관문을 통과해 한 걸음 더 나아갈 때 그 의미가 커질 것이다.

 

 

 


<글 / 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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