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 의원 <사진제공=오영식 의원실>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주변 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없이 94억원을 들여 설치한 수질정화시설이 필요한 중금속 오염수를 정화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시설로 밝혀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 의원이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공단이 지난 5월 준공한 ‘삼탄 수질정화시설’이 중금속 오염수 전체를 정화하는 시설로 설계되지 못한 채 설치돼 또 다른 오염원인 알루미늄 오염수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정화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삼탄 수질정화시설’을 설치한 후 해당 정화시설에서 정화돼 방출되는 방류수와 인근 하천인 지장천의 하천수가 합류되는 지점에 심각한 ‘백화현상’이 나타나면서 드러났다.

백화현상은 알루미늄이 포함돼 산성을 띠고 있는 지장천의 하천수가 정화시설에서 배출된 중성수인 방류수와 합류하면서 pH농도가 달라져 알루미늄이 용출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는 지장천의 알루미늄 오염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문제는 광해관리공단이 삼탄 수질정화시설 건립을 위해 사전에 실시한 파일럿 테스트 결과보고서에서는 ‘폐광에서 방출되는 산화철에 오염된 물과 인근 폐석장에서 배출되는 폐석장 배출수에 대해서도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했음에도 불구, 실시 설계단계에서는 폐석장 배출수에 대한 대책은 모두 누락한 채 폐광의 배출수에 대해서만 설계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 결과 폐광에서 배출되는 붉은 빛깔의 산화철 오염수는 정화할 수 있게 됐지만, 알루미늄에 오염된 폐석장 배출수는 정화할 방법이 없어 별도의 수질정화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오영식 의원은 “드러난 오염원도 해결하지 못하는 광해관리공단의 무책임과 무능 때문에 94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에서 광산의 피해 복구를 담당하는 유일한 기관인 광해관리공단의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로, 광해관리공단이 벌인 모든 수질정화사업과 작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토양복원사업의 실패 등을 묶어 공단의 광해복구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원 감사청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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