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고분군인 나주 영동리 고분에서 삼국시대 신라토기가 처음으로 발굴됐다.

이는 그동안 독자 문화권으로 알려진 마한세력이 5∼6세기경 외부 세력과 역동적인 문화교류를 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마한의 대외 교류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유물로 평가된다.

동신대 박물관 이정호 교수는 21일 “나주시 다시면 영동리 제3호분을 발굴한 결과 신라토기 5점을 비롯 백제토기 등 유물 20여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4호분에서는 입식옹관묘(立式甕棺墓·옹관을 세운 것)가 처음으로 확인됐으며, 1호분에서는 기존에 확인된 고대 인골 15구 이외에 6개체의 인골이 추가 발굴됐다.

5세기 말에서 6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3호분은 횡혈식석실묘(橫穴式石室墓·무덤방과 무덤길을 갖춘 묘제)로 신라, 백제토기와 마한토기 등이 섞인 채 발굴됐다.

발굴팀은 신라토기가 보이는 점으로 미뤄 5∼6세기 신라·백제의 나제동맹이 유지될 당시 마한 세력이 활발하게 대외교류에 나섰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제가 고구려의 남진에 맞서 신라에게 원병을 요청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남아 있는 점으로 미뤄 마한 세력이 정치·군사적으로 긴밀한 역학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발굴팀은 이 문화접촉의 과정에서 신라토기가 마한사회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입식옹관묘도 독특한 매장방식 때문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산강 유역에서 지금까지 발굴된 옹관묘는 눕혀진 상태였으나, 이번에 발굴된 옹관은 독이 세워진 채로 발굴됐다.

한편, 지난 2005년 밭을 개간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된 영동고분군은 영산강 유역의 단일고분으로는 처음으로 5∼6세기 고대 인골이 무더기 출토돼 주목받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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