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3년 완공 예정인 수인선 공사와 관련해 인천항을 통과하는 노선의 재검토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3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한광원 의원(중·동·옹진) 주최로 중구 한중문화관에서 ‘수인선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구도심 상권 활성화, 충분한 여객수요 확충 등과 맞물리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 중인 수인선 복선철도의 인천 중구 구간(남부역~동인천역 4.62㎞)에 대한 노선변경 갈등이 첨예하게 돌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좌장으로 인하대 법과대학 김민배 학장이 참석했고 중구 강용근 부구청장, 신포상가연합회 김상은 회장, 인천발전연구원 김용하 도시계획·교통연구실장, 한국철도시설공단 서상교 건설본부장, 인천시 이광영 교통국장, 전동교회 전양철 목사, 인천항만공사 홍근 건설본부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광원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기존 수인선 노선에 대해 변경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침체된 중구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 접근성 향상으로 수인선 이용객 증가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고자 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초기단계의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수인선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인선과 중구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제에 나선 인천경실련 최정철 정책위원장은 “당초 계획됐던 인천역과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역은 중구 도시재생과 관련이 낮고 오는 2011년 제2국제여객터미널의 남항 이전을 고려하지 않았음은 물론 연약지반이라 공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기존 인천역~인천국제여객터미널~남부역을 잇는 수인선 제6공구 공사 구간은 중구 활성화를 위해 신포동에서 율목동을 지나는 노선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공항과 항만, 국제여객터미널 통합 등 환경변화로 인해 중구는 구도심권에서 벗어나 새롭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제하며 “중구의 변화와 개발 사업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려면 수인선 노선 변경이 일부 지역 주민의 이익이 아닌 중구와 인천 경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일부 주민들이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역의 위치를 잘못 알고 있는데 현 여객터미널이 아닌 동인천고용안정센터에 들어선다”면서 “또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화물노선 지상화로 의한 소음과 분진 등을 우려하지만 현 화물노선을 주민 밀집지역이 아닌 항만 시설과 직접 연결하려는 인천시와 중구의 의지만 있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예측했다.

중구청 강용근 부구청장은 “노선을 변경할 경우 최소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의 비용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제물포와 신포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노선변경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이광영 교통국장은 “노선 변경에 앞서 현 노선의 지하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화물노선이 현 예정노선에 따라 지상을 통과할 경우 각종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인선 지하 여객선 노선에 화물선도 동시 운항해야 한다는 시의 입장을 철도시설공단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금에 와서의 노선 변경은 소요 공사비와 공기 등의 문제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철도시설공단 서상교 건설본부장은 “만일 지난해 12월 현 노선대로 실시계획이 승인된 노선이 변경된다면 추가되는 공사비와 공사기간 연장, 각종 민원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또 그는 “현재 주민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며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은 시작과 함께 삿대질과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돼 사안의 민감함을 드러냈다. 노선 변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은 “현행대로 하면 되지 왜 일부러 돈을 들여 변경하느냐”면서 “짜맞추기식 토론회는 아무 의미도 없고 들어볼 필요도 없다”고 거칠게 항의했다. 사회자가 일부 지역인사를 소개하는 과정에서도 진행 미숙으로 불필요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구는 이날 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건설교통부 등 관련부처와 기관간 협의를 거쳐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인선은 수원~인천간 52.8km 복선전철로 1조2499억원(국비 9150억원·지방비 334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당초 2008년 완공이 목표였으나 2013년 이후로 늦어질 전망이다.

<김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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