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이동 기능 넘어 생태, 문화, 관광 자원이용
찬성 측 의견만 제시, 발전적 토론 없어 아쉬움


운하의 5대 기능
-물류 및 여객 수송 기능
-수량 및 수질 관리 기능
-환경 및 생태 보호 기능
-여가 및 관광지 제공 기능
-기업의 입지조건 확산 가능


한반도 대운하 연구회는 지난 21일 프레스센터에서 ‘4만불 시대를 여는 성장동력 한반도 대운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국토의 절반가량의 바닷물을 퍼내 간척해 얻을 만큼 물과 관련된 세계적인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네덜란드 수자원관리부 관계 공무원, 네덜란드 운하건설 회사인 DHV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반도 대운하 건설 타당성에 대해 발표했다. 운하건설 회사인 DHV 관계자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 타당성에 대해 발표 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시작 전부터 행사장을 찾은 300여 명의 관람객들의 열기로 인해 진지하고 다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시작 한반도운하에 대한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축사를 맡은 한스 하인스브룩 주한 네덜란드 대사는 운하의 효율성과 기능에 대해 “현재 네덜란드 화물의 50%, 컨테이너의 40%가 내륙운하를 통해 이동할 만큼 운하를 통한 물류이동이 활발하다” 며 “운하는 단지 교통수단으로써의 기능 뿐 만 아니라 주변에 형성되는 관광과 레크레이션 등 자유로운 여가 문화 공간이 재탄생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네덜란드대사는 “현재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네덜란드는 내륙운하를 통해 많은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 냈으며 그에 대한 가능성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금까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논의는 주로 한반도 물류 소통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으며, 그 필요성에 대한 논의 위주로 진행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4만불 시대를 여는 성장 동력 한반도 대운하라는 제목으로 개최된 이날 심포지엄은 물류이동 통로의 운하 역할을 넘어서 문화와 관광, 하천 생태와 수질 개선 효과까지 운하를 이용한 다양한 활용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돼 관심을 집중 시켰다.

해수부 2020년 현재 2~3배 물동량 증가
운하의 기본 기능인 물류 이동 확대 효과


해수부는 우리나라 물동량 증가 추이에 대한 연구발표를 통해 2020년에는 현재의 2~3배에 이르는 물동량 증가가 예측된다고 밝혔다. 해수부의 발표를 토대로 볼 때 이를 원활히 이동 시킬 수 있는 운송수단의 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조원철 교수는 운하의 기본적 기능에 대해 우리나라는 물류 분담 율이 도로수송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늘어나는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해 다시 고속도로를 세우는 것은 어렵다며 한반도 대운하가 이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해 한반도 대운하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덧붙여 조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갑작스런 결과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이미 80년대부터 한반도 대운하의 필요성이 대두돼왔으며, 그때부터 그에 대한 많은 연구와 필요한 기술에 대한 노력이 있어왔던 검증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운하는 ‘환경파괴 주범’ 인식 전환 필요
생태파괴 아닌 보전 새로운 가능성 제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반대 입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환경파괴의 주범으로써의 운하사업에 대한 인식 문제다. 운하가 친환경 생태하천을 조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어 운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다.

‘친환경 생태하천 조성’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김귀곤 서울대 교수는 어떠한 운하의 기능보다 자연의 특성과 조화를 이루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영국 GRAND UNION CANAL을 예로 들며 한반도 대운하는 운하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야생동물의 생식지로도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김귀곤 교수가 직접 촬영한 영국의 GRAND UNION CANAL 사진. 습지 식생이 형성돼 자연스러운 하천 형태를 띈 운하의 모습


또한 김 교수는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천 공사비의 10%는 생태하천 조성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생태조사 방안에 대해 부산에서 서울까지의 생태조사를 4계절 실시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운하노선의 검토를 포함한 생태하천 조성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심포지엄에서는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운하의 생태하천 마련 방안과 함께 이를 더욱 발전시켜 운하로 연결된 소통의 공간을 문화관광벨트로 조성하는 유비쿼터스 운하에 대한 의견이 제시됐다.

유비쿼터스 운하에 대한 논의는 한반도운하가 건설 될 경우 올 수 있는 여러 이점 가운데 운하를 이용한 지역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각 지역에 있는 다양한 문화자원을 관광 자원화해 운하를 통해 연결 하나의 관광 벨트를 형성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전택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경제학교수는 경부운하를 중심으로 한 15개 세부 권역의 문화관광벨트를 조성 선정했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돼 지역 발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토론자로 참석한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는 앞서 패널들이 발표한 문화 생태 물류 이동의 기능 뿐 만 아니라 운하를 이용,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하천 수질 악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운하의 기능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하천환경개선 예산에 대해 “기존의 10% 논의 넘어서 최소한 20%를 투자해야 생태하천 구성과 하천 환경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운하의 건설로 인해 현재 하천환경 악화의 삼대 축으로 지적되고 있는 수량부족, 수질악화, 해상퇴적심각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운하로 인한 또 다른 이점으로 “지구온난화 최약국 국가 20위 포함, 기후변화로 인한 태풍, 수위 상승으로 인한 위험이 다분히 있다. 특히, 해안가에 모든 산업 시설이 집중돼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제는 내륙으로 옮겨 개발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대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용 방안이 논의됐으며, 선진국이 운하를 운영하는 방법과 효율적인 이용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하지만 한반도운하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는 참석자들의 일방적인 발표로 인해 반대 입장에 대한 의견을 접할 수 없어 한반도 운하에 대한 발전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해 심포지엄 개최의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좌장을 맡은 유우일 서울대 교수(국제정책연구원 원장)는 한반도운하에 대한 반대논의와 비판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이에 대해 마음을 열고 받아 들여 모두 포용하는 것이 진정으로 좋은 운하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송재우 홍익대 교수

“에너지소모를 최소화 하고 유량 손실을 저감할 수 있는 한국형 공법이 필요하다. 치수를 고려한 자연 형 하천이 강조돼야 한다.”

안경모 경희대 교수
“교육위한 체험, 운하를 통한 환경과 교육을 접목시킨 에듀테인먼트 활성화 가능성”

김휴종 추계예술대 교수

“운하의 내용을 충실히 채운다면 운하는 이 나라의 희망, 비전을 주는 재원이 될 것이다.”
“꿈의 사회 이루는 큰 물줄기를 기대 한다.”

조병완 한양대 교수

운하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것처럼 운하를 만들기 위해 운하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물 자원을 재활용하고, 생태녹지축을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가운데 운하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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