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더이상 갈 곳 없어진다

여름 휴가철 피서지 쓰레기로 물들어

초등생 “깨끗한 곳으로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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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인파 증가=쓰레기 증가?

[#사진9]2007년 정해년. 과연 한반도에서 한여름 밤을 평온하게 잠들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서는 엘니뇨와 대기온도 상승 등으로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며, 7∼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무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지난 봄 날씨는 마치 여름인 듯했다. 본격적인 피서기간인 7월 말에서 8월 중순에는 예년에 비해 무더위가 한층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구 시지동의 박영희(43) 주부는 서둘러 피서를 계획하고 있다.

[#사진2]또한 주5일 근무제로 인한 휴일 문화의 새로운 변화, 웰빙·로하스 문화 확산 등으로 매년 피서 인파는 증가하고 있다. 환동해출장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도 피서를 떠나는 인구가 3천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피서지로 유명한 섬 바다 계곡 산 공원 등에서는 3가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어 왔다. 가는 곳마다 넘쳐나는 사람, 복잡한 차량, 수많은 쓰레기가 바로 그것이다. 가슴마다 설렘을 담고 떠난 사람들은 사람에 지치고 꽉 막힌 교통통행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쓰레기로 뒤덮인 피서지에서 돌아올 때는 ‘나의 집’이 최고의 피서지라는 생각을 갖고 돌아오게 된다.

피서지 쓰레기 줄일 수 있을까

과연 피서지 일원의 쓰레기 발생량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인가. 글쎄다. 환경부에서는 지난 6월에 ‘2007년 하계 휴가철 피서지 쓰레기 관리대책’을 수립 실시하겠다고 밝히긴 했다.

[#사진3]사람의 일상생활과 쓰레기 발생은 바늘과 실의 관계였다. 지금까지 가족 친척 연인 친구 동료들과 함께 떠나고 즐기는 피서에서 쓰레기 발생을 꾸준히 증가시켜왔다.

대서양에 접한 휴양지에서 만난 청춘남녀의 ‘피서지에서 생긴 일’ 영화라도 떠올리는 것일까? 우리는 피서 준비에서부터 헌 것을 대신해 새로운 물품을 구입하고 필요한 품목을 추가해 쓰레기 생산을 부추긴다. 일상적인 것을 거부하고 특별함을 추구하는 ‘돈 쓰는 계절’인 휴가철은 ‘쓰레기 발생의 계절’로 인식돼 있다.

특별한 며칠을 위한 유별난 준비는 쓰레기를 폭발적으로 발생시키고, 분리 배출 보관 수거로 관리되지 못해 아름다운 피서지는 쓰레기 집하장이 돼 왔다. 또 일부 몰지각한 피서객들로 인해 아름다운 피서지는 일순간 쓰레기 지옥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사진8]지난해 전국 2300여 피서지에서는 41만9000여톤의 쓰레기가 발생해 처리비용만 대략 28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또한 원주지방환경청은 강원도 내 해수욕장을 비롯해 피서지 455곳에서 4908톤의 쓰레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쓰레기 불법투기 118건을 적발 약 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전체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으로 약 4억7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강원도 동해안에서는 해마다 9억원대의 쓰레기 처리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이는 강원도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전국의 각 피서지에서 발생한 쓰레기와 처리 비용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에 비해 여름휴가를 맞아 피서 인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쓰레기 발생량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아이들에게 물어봤어요

대구가창초등학교 초등학생 100여명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봤다. ‘피서지에서 가장 보기 싫었던 것은 무엇인가’ 아이들은 여기 저기 마구 버려놓은 쓰레기와 주변 파리 모기 각종 벌레, 어른들이 마시고 버린 깨진 술병 그리고 라면, 김치 국물 등 음식물 찌꺼기 버려놓은 것이라 말했다.

[#사진4]‘어디로 피서를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자연이 잘 보전돼 있는 곳, 체험할 곳이 많은 곳, 깨끗한 곳, 도둑이 없는 곳, 놀이기구가 있는 곳 등 다양한 응답이 있었다. 아이들 또한 청결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기분 좋게 피서를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피서지에서 우리가 꼭 지켜야할 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해서는 ‘쓰레기를 되가져온다’,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작은 동물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 ‘ 물을 아껴 쓴다’ 등 아주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응답을 보였다.

아이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피서를 떠난 어른들은 과연 그들에게 어떤 본보기를 보여주게 될까?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고 소중한 생명을 느끼게 하며 이웃과 남을 존중하고, 삶의 역동적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그런 추억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그러나 어른 중심의 피서지 선정과 피서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각종 어른놀이(고성방가, 고스톱, 카드 등)는 어린이들이 꿈속에 그려보던 피서와는 좀 다를 것이다. 몰지각한 어른들이 무단 투기하는 쓰레기를 보고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게 될지 자못 염려스럽다.

피서지 쓰레기 관리 대책

과연 과태료 부과로 피서지의 쾌적한 환경관리문제가 해결 될 것인가. 기대가 크다. 과태료에도 50만원, 20만원, 10만원의 수준이 있다. 지정된 장소 밖에서 야영하다 적발된 경우는 50만원에 해당한다. 계곡 물에 목욕하는 선녀가 돼 보았다가는 20만원이다. 취사행위와 계곡 내 쓰레기 무단 투기는 10만원이다.

[#사진5]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22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18개 국립공원 계곡에서 손발을 담그는 행위는 허용하지만 몸 전체를 담그는 행위는 단속 대상’이라는 공지내용을 발표했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고 있는 국립공원의 계곡 생태계 보전 및 수질보호를 위해 이런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했다. 이 방법은 시민들에게 피부로 직접 느껴지는 과태료를 부과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워 환경을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피서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처리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가. 지난해 환경부가 2006년 여름 피서지 관리를 분석한 결과 쓰레기 수거와 시설물 관리 처리과정이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휴가철을 맞아 많은 인파가 모이는 피서지에서는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쓰레기의 수거 처리에 어려움이 예상되며, 피서지 및 고속도로 등 휴가차량으로 정체되는 주요 도로에서는 쓰레기투기 행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피서지 쓰레기 비상청소체계 구축 운영, 쓰레기 투기행위 단속 등 청결한 피서지 환경조성을 위해 대책을 수립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6]쓰레기 비상청소체계를 구축하고, 쓰레기 배출 수거체계를 정비하며, ‘깨끗한 휴가보내기’ 캠페인 실시 등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피서지 쓰레기 투기 행위를 집중단속하며, 하계휴가철 전후 일제 대청소를 실시 피서지 쓰레기 관리실태 점검 평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부에서는 쾌적한 피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서지를 찾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고 국민 홍보활동을 적극 전개하도록 한다고 전했다.

쓰레기발생 감소 방법 있다

올 여름 휴가철 피서지 쓰레기 발생을 감소시킬 방법은 없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분명히 있다. 관리기관에서는 신속한 쓰레기 수거 처리체계 구축, 쓰레기 관리실태 점검 및 쓰레기 투기 단속, 피서지 자율청소 등 시민의 청결의식 제고, 손님맞이 대청소 실시, 쓰레기 처리비 확보, 쓰레기 중점 정비기간 동안 기동처리반 활동 강화, 상주 근무자 배치로 실천 홍보에 앞장서기, 자원봉사자 활동 적극 활용 등과 같은 제도를 강화하고 규제를 철저히 하면 된다.

[#사진7]이뿐만이 아니다. 이미 발생된 쓰레기 수거 보관 처리 관리는 기관에서 맡아서 하되, 시민 각자는 먼저 쓰레기발생량부터 줄이자는 것이다. 피서 나들이에서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목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쓰레기 분리 배출하기, 음식은 알맞은 양으로 간단히 준비하기 등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하자. 그리고 일단 만들어진 쓰레기는 몰래 투기하지 말고 되가져 온다거나 종량제 봉투에 담아 지정된 일정한 장소에 모아두자.

각 개인의 작은 실천들이 피서지에서 만나는 눈살 찌푸리게 하는 더러운 환경을 청결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바꾸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피서철 행락쓰레기, 과연 누가 발생시키고 누가 처리할 일인가? 바로 나와 당신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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