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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목수가 많은 숲보다는 입목의 직경이 큰 나무로 이루어진 숲이 산사태와 같은 산림재해에 더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원대 이시영 교수팀은 '간벌재 방치가 산림재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는데, 1980년 충북 보은에서 1년 간 발생한 산사태의 경우 입목의 평균 지름이 6cm 이하인 산림에서는 230건의 산사태가 발생한 데 비해 8~16cm인 산림에서는 145건, 18~28cm산림에서는 83건의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입목의 평균 지름이 30cm이상인 산림에서는 단 한 차례의 산사태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산사태 발생이 나무의 수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나무가 얼마나 건강하게 서 있는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15년생 잣나무를 기준으로 숲가꾸기를 통해 솎아베기를 해준 숲과 안 해준 숲의 입목직경의 차이가 솎아베기 10년 후 약 4.5cm로 나타난다는 연구결과에 비춰볼 때 나무의 생장을 촉진하기 위해 실시하는 숲가꾸기가 산사태 예방에 매우 효과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2006년 집중호우로 피해가 컸던 인제군 기룡산 수해지역의 유목을 분석한 결과 1,009개 유목 중 99.4%(1,003개)는 토양층의 붕괴로 뿌리채 뽑힌 나무였으며 숲가꾸기 사업에 의한 간벌목은 0.6%인 6개에 불과해 숲가꾸기 간벌목이 수해를 가중시키다는 일부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수해지역의 숲가꾸기 간벌목 이동상황을 조사한 결과, 숲가꾸기 작업 현장에 적재한 숲가꾸기 산물은 대부분 떠내려 오지 않고 현장에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산림의 주요 물길이 계곡부분이고 산사태로 대규모의 토양층 붕괴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간벌목이 유목으로 떠내려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산림청은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산사태 위험이 높은 산지에 대한 숲가꾸기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유사시에 대비해 토사와 유목의 하천 유출을 막는 사방댐 시공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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