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3천여 가구의 아파트가 미분양돼 주택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구미시의 미분양 아파트는 6월말 3129가구로 3천가구를 넘은 뒤 지난달에는 3066가구로 조금 줄었으나 2개월 연속 3천가구를 넘어서 주택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월말을 기준으로 한 미분양 아파트는 5월 1873가구, 4월 1867가구, 3월 1933가구, 2월 1743가구, 1월 2159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2월은 미분양 아파트가 2374가구로 나타나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구미시는 아파트 건설회사에 문의하는 방법으로 미분양 가구를 집계하고 있어 미분양 아파트는 집계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매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에 맡긴 아파트도 상당수에 달해 실제 미분양 가구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파트를 전매한 뒤 차익을 남기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가 주변 사람들을 내세워 분양한 아파트는 실수요자가 나타나지 않아 처리에 난감해 하고 있다.

인구 38만9천여명, 주택보급률 96.6%인 구미시에 최근 1∼3년 사이 1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돼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평당 분양가(평균)도 600만∼700만원대로 치솟아 실수요자의 분양 여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미분양사태 속에서도 아파트를 신축하려고 경북도와 구미시에서 사업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건설업체와 분양 물량이 4개사 2천여 가구에 달해 이들 업체가 아파트 분양에 들어갈 경우 미분양사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사태로 건설업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6월에 부도를 낸 (주)신일이 시공을 맡은 690가구의 아파트단지 신축사업이 공정 5%에서 중단되자 200여 명의 분양 계약자들이 입주 지연에 따른 대책 마련을 구미시와 시행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모 건설업체는 초기 분양실적이 저조하자 분양 전략 마련을 위해 사실상 분양을 중단 언제 분양이 재개될지 여부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대형 건설업체의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자칫 소규모 건설업체가 짓고 있는 빌라 등 주택 시장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구미시 황상동 인의동은 기존 주택을 허물고 수십 가구의 빌라를 지어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사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여파가 빌라 등 소규모 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 구미시 전체 부동산 경기에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구미시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미시의 미분양 상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체의 부도로 실수요자들이 큰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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