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장마후 비 더 내려 ‘우기’라 해야”

[#사진1]최근 장마 이후 비가 더 자주 오는 현상을 반영해 장마 대신 ‘우기’라는 용어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기상청은 이런 정책을 추진한 바는 없지만 이에 대해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90년대부터 기후변화는 감지됐다. 이전에는 7월 장마, 8월 더위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이후 8월에 비가 더 많이 내렸고, 올해 8월에는 거의 매일 비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의 개념은 맞지 않다. 장마나 집중호우를 구분하지 않고, 우기라는 개념 도입하면 ‘기상오보’라는 오명은 벗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과거에는 7월은 장마전선, 8월은 소나기구름에 의한 집중호우라는 공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 이러한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이나 언론에서 ‘장마철이라 하는데 왜 비가 안오나’, ‘장마 끝났는데 비는 왜 오나’ 등 기상정보가 가십거리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우기’ 개념을 도입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오 교수는 “급변하는 기후변화를 기상개념이 따라잡지 못하며, 아직까지 기상청이나 학계에서 장마나 집중호우를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원인이 뭐든간에 6월말부터 8월까지 우기로 하고, 기상청은 우기 땐 언제든 비가 올 수 있다는 것 예보하고, 2~3일 예보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냐”고 대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여름철 강수량은 연강수량의 36~69%로 여름철에 비가 집중되는 기후학적인 특징을 보여왔다. 기후학적으로 우리나라는 온대기후로 구분되며 뚜렷한 4계절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조주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장마 대신 ‘우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정책을 추진한 바는 없지만 일부 학자의 의견이 대두돼 오는 20일 기후예측전문가단 회의와 8월 말 개최 예정인 집중호우전문가 회의에서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도 “학계에서 나서서 ‘우기’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는지 기후는 정말 그렇게 바뀌었는지 등에 대해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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