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시흥갯골축제>

보호식물 ‘194호’로 지정된 모새달 서식
일제시대 소금창고 이용, 중요 문화유산



[#사진1]
이번에 소개할 환경교육 활동은 지난 8월 17~19일 경기도 시흥시에서 개최된 ‘2007 시흥갯골축제’ 중 ‘해설이 있는 시흥갯골여행’이다. ‘해설이 있는 시흥갯골여행’은 축제 방문객을 대상으로 시흥갯골에서 볼 수 있는 염생식물과 갯골생물 그리고 염전과 소금창고를 통해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즐거운 갯골여행 ‘출발’

[#사진2]‘시흥갯골생태공원’은 갯골축제를 찾은 방문객들로 북적댔다. 이날은 시흥갯골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날이다. 아침부터 내리쬐는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장에는 행사 진행 스태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 활동가들도 ‘해설이 있는 시흥갯골여행’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기 시작했다. 갯벌생태학습장에 관찰활동을 위한 필드스코프도 미리 설치해 놓고, 환경교육을 알릴 수 있는 교재와 교구를 전시해 놓았다.

[#사진27]오전 10시 ‘해설이 있는 시흥갯골여행’ 막이 올랐다. 첫 번째 갯골여행의 해설을 맡은 정승만 선생님(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 환경교육 지도자)은 갈대산책로 앞에서 참가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해설이 있는 시흥갯골여행’을 함께 떠날 정승만입니다. 이곳 시흥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오신 것 같은데요. 어디에서 오셨나요?”
“서울이요.”
“부천이요.”
“멀리서 오셨네요. 오늘 날씨가 무척 덥지만 시흥갯골에서의 즐거운 여행을 함께하다 보면 찌는 듯한 더위도 금 새 잊혀질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갯골여행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맛있는 짠 맛

[#사진25]참가자들과 함께 갈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갯골여행의 해설이 시작됐다. 갈대 산책로 양쪽에는 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들이 드넓은 갯골을 채우고 있다.

“여러분! 혹시 습지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습지는 말 그대로 습기가 있는 땅입니다. 비가 오는 것과 상관없이 1년 중 일정기간 이상은 물이 채워져 있는 땅을 습지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여러분들이 오늘 찾은 시흥갯골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습지 중의 하나입니다. 그 중에 시흥갯골과 같이 소금기가 있는 갯벌에 염에 강한 식물이 서식하는 곳을 염습지라고 합니다. 이곳 시흥갯골 주변에는 넓은 염습지가 분포해 있습니다. 염습지에는 갈대와 칠면초, 퉁퉁마디, 나문재 등 소금기에 강한 식물들이 살고 있는데 이와 같은 식물을 염생식물이라고 합니다.”

[#사진3]정승만 선생님은 염생식물을 관찰하기 위해 칠면초가 자리잡은 곳으로 이동했다.
“여러분 신발을 벗고, 맨발로 갯벌의 부드러움을 한 번 느껴보세요!”
정승만 선생님이 신발을 벗고 걸어가자 참가자들도 신발을 벗고 걷기 시작한다. 참가자들은 갯골의 땅을 직접 밟고 체험함으로서 갯골과 하나가 된다. 갯골여행은 갯골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면서 그렇게 시작됐다.

[#사진4]“오른쪽을 보시면 작은 나무같이 생긴 식물이 있는데요, 이 식물을 칠면초라고 합니다. 왜 칠면초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요?”
“일곱 번 색깔이 변해요!”
“우와~ 이 친구는 공부를 많이 해왔나 봐요. 맞아요! 칠면초는 1년 동안 일곱 번의 다른 색깔을 갈아입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시흥갯골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염생식물입니다. 칠면초를 조금 뜯어서 맛을 한 번 보세요. 맛이 어떤가요?”
“짜요!”
“칠면초는 짠 맛을 가진 염생식물입니다. 이 갯골생태공원 안에는 이외에도 퉁퉁마디, 나문재 라는 염생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저쪽 편으로 가면 퉁퉁마디를 볼 수 있는데요. 그쪽으로 한 번 옮겨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퉁퉁마디가 있는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 선생님의 퉁퉁마디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퉁퉁마디.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나요?”
“네. 얼마 전에 텔레비전 방송에서 나오는 거 봤어요.”
“네. 당뇨와 신장병에 좋다고 방송에서 많이 나왔죠. 원래 이 지역에 이보다 많은 퉁퉁마디가 있었는데 사람 몸에 좋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일부 사람들이 저녁에 와서 조금씩 캐간다고 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는 그 분들 안 계시죠? ^^ 퉁퉁마디는 또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씩만 뜯어서 맛을 볼까요?”
“이것도 짜요!”

이와 같이 대부분의 염생식물들은 짠 맛을 가지고 있는데, 짠맛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일 때 소금기 즉 염분도 함께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소금은 어떻게 만드나요

[#사진5]정승만 선생님은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해설하기 위해 참가자들과 저수지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저수지 앞 쪽에는 드넓게 갈대가 자라고 있다. 무더운 여름의 절정을 보여주는 날씨였지만, 갈대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한 초가을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너무 시원하죠? 갯골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은 여기 있는 갈대와 모새달을 거치면서 더욱 시원해집니다. 그리고 갈대 옆에 보면 핫도그처럼 생긴 것이 있는데 이게 무엇인지 아는 친구 있나요?”
“핫도그요!”
아이들은 정말 핫도그처럼 그것에 신기해하며 웃기 시작한다.
“이 핫도그처럼 생긴 것은 부들이란 수생식물이에요. 핫도그처럼 생긴 부분은 부들의 씨앗인데요. 부들은 나중에 이 갈색부분의 열매바구니를 터뜨린 후 바람을 이용해 종족을 번식시킨답니다.”

[#사진12]염전으로 가는 길가에 자라고 있는 수생식물의 설명에 이어서 우리는 바닷물을 모아 뒀던 저수지와 소금을 생산했던 염전으로 이동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염전을 내려다보면 바둑판처럼 나뉘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바둑판처럼 생긴 염전은 저수지 쪽부터 제1증발지→제2증발지→결정지역으로 구분돼 있는데요. 염전을 구성하는 이들의 높이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저수지에서 염전에 물을 보낼 때와 같습니다. 농촌에서 볼 수 있는 계단식 논이 염전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 그럼, 밑으로 내려가면서 바닷물 농도의 변화를 한 번 알아볼까요?”
정승만 선생님은 저수지부터 결정지역까지 걸으며 염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사진6]“이곳은 ‘제1증발지’입니다. 이곳에서 바닷물은 10일 정도 머무르면 염도가 약 10도 정도로 오르게 됩니다. ‘제1증발지’를 거친 바닷물은 옆에 있는 ‘제2증발지’로 옮겨져 15일 동안 증발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이렇게 1~2차 증발과정을 거치고 마침내 결정지역으로 와서야 비로소 소금의 형태가 만들어 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은 소금창고에서 간수라는 물이 빠지는 과정을 거쳐야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소금으로 탄생됩니다.”

[#사진7]“저기 멀리 집처럼 지붕이 올려져 있는 곳 보이죠? 왜 염전 가운데 저런 게 있을까요?”
“비올 때 바닷물을 보관하기 위한 거 아닌가요?”
“그래요. 소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게 뭐라고 했죠?”
“바람, 햇빛, 바닷물이요”
“맞습니다. 바닷물로 소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햇빛이 필요한데 만약 비가 오게 되면 바닷물이 싱거워져서 소금을 만들기 어려워지죠? 저곳은 비가 올 때 바닷물을 보관해 놓는 곳입니다. 제1증발지→제2증발지→결정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면 소금을 만드는 과정을 되풀이해야 했기 때문에 비가 오는 동안에 소금을 만들 수 있는 바닷물을 보관해 놓을 필요가 있겠죠. 그곳이 바로 저기에 있는 ‘해주’라는 곳입니다.”

‘붉은발농게’를 만나다

갯벌생태학습장은 시흥갯골생태공원에 설치된 자연관찰탐방로로 모새달과 갈대 그리고 다양한 갯골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저기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갈대요.”

[#사진8]“네, 대부분이 갈대입니다. 모두 갈대처럼 보이지만 모새달이라는 식물도 있어요. 갈대가 짙고 키가 크지만 반면에 모새달은 색이 옅고 갈대보다 키가 작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갈대를 ‘남성적이다’라고 하고 모새달을 ‘여성적이다’라고 합니다. 모새달은 산림청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194호’로 지정된 보호식물로 염습지와 내륙습지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식물들과 문화적인 유산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시흥갯골을 더욱 보전해야 하겠죠?”

갯벌생태학습장으로 들어가면서 선생님은 갈대 밑에서 움직이는 게를 가리키며 해설을 이어나갔다.

[#사진9]“지금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게는 네모난 몸의 모양을 따서 이름이 지어진 방게라는 게로 붉은발 농게와 함께 시흥갯골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게 입니다. 육지의 땅에 비해 공기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갯골은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기에 어려운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땅 속으로 산소를 보내줄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것인데요.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방게입니다. 방게는 갈대가 살고 있는 주변에 땅을 파고 집을 짓는데, 꼭 그 모습이 육지의 지렁이와 같습니다.”

아침에 설치해 놓은 필드스코프를 이용해 참가자들이 모새달과 갈대, 농게와 방게등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한쪽발이 유난히 큰 붉은발 농게를 보자 필드스코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소금창고의 추억

[#사진10]‘해설이 있는 시흥갯골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인 소금창고에 도착했다.
“여기 있는 소금창고는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을 보관하는 장소입니다. 이 소금창고는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소금창고를 보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금창고 안의 소금은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있을 경우를 대비해 통풍이 잘 되게 만들어졌습니다. 소금창고는 시흥의 생태와 문화를 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정승만 선생님은 소금창고에 대한 설명을 마지막으로 갯골여행을 마무리했다. ‘해설이 있는 갯골여행’에는 정승만 선생님과 같은 7명의 전문해설가들이 순환하면서 해설했고, 3일간 70여 회 2000여 명이 참여했다.

* 자료=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www.eersc.net, 031-431-4245)

<<거북이 선생님이 전하는 환경이야기>>

[#사진11](주)환경일보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 사무국장 이용성입니다. ‘환경교육 현장을 가다’는 환경교육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과 현장의 생생함을 함께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환경교육 현장을 가다’ 10월호에 소개하는 ‘해설이 있는 시흥갯골여행’은 ‘2007 시흥갯골축제’의 메인 프로그램 중 하나를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에서 위탁받아 진행한 행사로 축제에 참여한 많은 방문객들에게 시흥갯골이 가지는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알려내는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사진20]‘대한민국은 365일 축제 중이다’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국 팔도 방방곡곡에는 무수히 많은 지역축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축제들이 그 축제가 가지는 의미나 목적을 살리지 못하고 어느 축제를 가더라도 체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프로그램만 구성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축제는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생태적 문화적 특성을 발현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구성해야만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진행됐던 지역축제들을 통해서 엿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시흥갯골축제’는 시흥만이 가지고 있는 내만갯골의 생태와 환경 그리고 염전과 소금창고가 가지는 문화를 주제로 한 시흥시 대표축제로 갯골축제를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시흥시를 알리고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 하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진22]이러한 성과는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에서 주관한 ‘해설이 있는 갯골여행’과 같은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뒷받침했고, 이와 같이 축제의 의미와 목적을 살리는 전문화된 콘텐츠의 개발과 운영이 지역축제의 가치를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흥갯골축제에서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가 주관한 ‘해설이 있는 시흥갯골여행’은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시흥갯골에 대한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구성함으로써 시흥갯골이 가지고 있는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한층 높여 내고 알려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사진24]자체적으로 진행한 ‘참가자 설문조사결과’에 의하면 ‘시흥갯골축제’에는 ‘해설이 있는 갯골여행’과 같이 축제의 의미와 목적을 살리면서 흥미와 재미를 함께 줄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과 운영이 반드시 동행해야 함을 축제에 참여한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는 현재 지역축제를 추진하고 있는 여러 지자체에서 참고해야 할 사항입니다.

일회성 행사도 환경교육의 효과를 발현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일회성 행사가 가져오는 환경교육적 효과는 일부 특정 대상만을 위한 현재의 환경교육 현황에 비춰봤을 때 환경교육의 저변을 확보하는데 있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환경단체가 일회성 행사를 기피하는 것이 아닌 일회성 행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환경교육이 목적하는 내용을 행사에서 담아가려는 노력. 이러한 노력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현재 환경단체와 활동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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