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 호놀룰루아카데미 미술관 소장 12폭 병풍(해학반도도, 海鶴蟠桃圖)를 상설전시실 2층 미술관1에서 9월 18일부터 11월 4일까지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 병풍은 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 중에서 학과 복숭아나무를 주요 소재로 해 그린 것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것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지원으로 보존처리를 마쳤으며, 미국으로 반환되기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반 관람객을 위해 특별 공개의 기회를 갖게 됐다.

세로 2.7m, 가로 7m 가 넘는 초대형으로 화면에 수많은 금박을 붙여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병풍의 왼쪽에는 넘실거리는 바다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열 마리의 학들은 다양한 자세로 서 있거나 바다 위를 날며 서로 마주보고 있다. 탐스럽게 그려진 복숭아는 장수를 상징하는 반도(蟠桃, 선경에 있는 큰 복숭아)를 잘 표현하고 있다. 백, 청, 녹색의 구름과 금박이 조합된 배경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무늬를 이루며 상서로운 의미를 지닌 여러 경물들과 함께 이 곳이 현실이 아닌 선경의 모습임을 강조한다.

병풍에 등장하는 학, 복숭아, 돌, 영지버섯, 물, 해, 구름 등은 전통적인 십장생도에 나타나는 소재들인데 청둥오리나 나리꽃 형태의 화초 등 새로운 요소가 추가됐다. 수채화를 연상하게 하는 화법, 화려한 패턴과 금박으로 채운 배경, 초대형의 12폭 병풍에 그려진 점 등 전통적인 십장생도 종류의 병풍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서 전문가들은 궁중장식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병풍은 1927년에 호놀룰루아카데미 미술관에 기증된 것으로 80년 만인 2006년에 보존 처리를 위해 한국에 왔으며, 이번 전시를 마치고 하와이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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