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석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바이오에너지, 그 중에서도 바이오에탄올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옥수수, 사탕수수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에탄올은 석유자원과 달리 재생이 가능하다. 공해나 온실가스의 다량방출 염려가 없는 청정에너지라는 점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수분의 포함 여부에 따라 함수에탄올, 무수에탄올, 중성에탄올(식용 알코올)로 구별된다. 이 중에서도 브라질에서는 무수에탄올이 가솔린 첨가 연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향후 바이오에탄올 시장은 고유가 지속 가능성, 에너지 안보 필요성, 환경오염에 대한 국제적 규제 강화 등에 힘입어 조만간 국제상품시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제 바이오에탄올을 시장 형성을 주도해오고 있는 브라질 바이오에탄올 산업의 발전 배경과 현황, 국제 바이오에탄올 시장 구축을 위한 브라질 정부의 노력, 향후 바이오에탄올 시장의 발전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브라질 ‘에탄올산업 육성 프로그램’ 추진

브라질은 포스트 가솔린 시대의 가장 유망한 대체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에탄올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미국에 이은 2대 생산국이다.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에탄올 생산 비중은 미국의 40%에 이어 33%에 달한다. 미국과 브라질 양국이 전세계 엔탄올 생산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바이오에탄올 산업이 발전한 것은 1차 오일쇼크 이후 1970년대 중반부터 석유의존도 탈피를 목적으로 한 정부의 에탄올산업 육성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브라질정부는 1975년부터 에탄올 혼합사용 의무, 신기술 개발 지원, 보조금 지급, 세제감면 등을 골자로 한 ‘에탄올산업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한다.

그 결과 브라질은 전세계에서 가장 일찍 에탄올연료 상용화에 성공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브라질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90%가 에탄올 전용 차량이었다. 에탄올산업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지원은 1980년대 중반 이후 국제유가 안정과 설탕가격 상승으로 중단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고유가 지속으로 에탄올이 대체에너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재개된다. 특히 브라질 정부는 에탄올 산업의 전락적 육성을 위해 2005년 국가에너지계획을 수립한데 이어 2007년 1월에는 경제성장 촉직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향후 4년간(2007~10년)바이오에탄올 산업에 약 6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에탄올의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사탕수수 경작에 적합한 토양과 기후, 낮은 인건비, 저렴한 토지비용 등 물적 인적 요인도 브라질 바이오에탄올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브라질 사탕수수는 1㏊ 당 6800ℓ의 에탄올을 생산해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미국의 옥수수는 1㏊ 당 3000ℓ의 에탄올을 생산한다. 이 같은 높은 생산성을 반영해 브라질의 에탄올 생산비용은 미국의 2분의 1, EU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브라질에서 바이오에탄올 산업이 발전한 것은 에탄올연료의 조기 사용화 성공과 넓은 소비시장에 기인한다. 브라질에서는 1970년대부터 에탄올을 대체연료로 사용해왔기 때문에 에탄올연료 사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없다. 전국 3만3000개 주유소에 잘 갖춰진 에탄올 공급망도 에탄올 연료의 상용화 확대에 크게 일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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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들 브라질 진출 쇄도

대체에너지로써 에탄올의 높은 발전 잠재력과 국제시장 형성에 대한 검증에 대한 기대감으로 2006년부터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외국기업들의 브라질 에탄올시장 진출이 쇄도한다.

브라질에탄올산업의 발전 잠재력을 일찍이 간파한 프랑스의 설탕 및 에탄올 전문생산업체인 테레오스 그룹과 루이 드레퓌스사는 2000년부터 브라질에 진출해 각각 3개, 5개의 에탄올 공장을 운영했다.
미국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농산물 유통업체인 카길사가 2006년 에탄올 생산업체의 지분 60%를 인수, 처음으로 브라질 시장에 진출했다.
아시아기업 중에는 미치이, 미츠비시, 마루베니 사등을 중심으로 한 일본 종합상사들이 일본내 에탄올 수요 확대에 대비 브라질 국영기업 등과 대규모 합작사업을 추진했다.

이처럼 외국기업들의 브라질 진출 쇄도에 따라 바이오에탄올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2000~06년 22억 달러에서 2007~10년에는 90억 달러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외국인투자 증가에 힘입어 외국기업의 브라질 에탄올 생산 비중도 2007년 6% 에서 2010년에는 10%에 달한 전망이다.

최근 브라질 정부는 에탄올의 국제상품시장 형성을 위해 양자차원에서는 미국, 일본 등과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한다. 특히 세계 최대 바이오에탄올 생산국인 미국과 2007년 3월 양국간 정상회담을 통해 바이오에너지 동맹을 체결하고 바이오에탄올의 개발 및 확산을 위해 다각적 협력을 모색했다.
지역차원에서는 미주개발은행,미주기구 등을 통해 미주지역의 바이오에탄올 사용을 장려한다.
다자차원에서는 국제바이오연료포럼 설립을 주도하는 등 다층적인 노력을 기울인다.향후 바이오에탄올 소비 잠재력이 높은 일본과도 기술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2006년 일본국제협력은행과 협력협정을 통해 에탄올 생산 기술 개발 및 공장 설립 등에 13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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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에너지 시장 성장할 전망

향후 바이오에탄올 시장은 고유가 지속 가능성,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 환경오염에 대한 국제적 규제 강화, 농업 활성화 필요성 등의 복합적 요인에 힘입어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국제 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05~30년 전세계 바이오연료 수요는 연평균 7% 증가할 전망이다.이에 따라 같은 기간 도로 수송용 연료에서 차지하는 바이오 연료의 비중도 1%에서 4%로 확대될 것이다.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의 적극적인 에탄올산업 육성 의지는 조만간 에탄올이 포스트 가솔린으로서 대체에너지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대체에너지로써 에탄올의 높은 발전 가능성에 고무돼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에탄올을 대체연료로 사용하고 있거나 검토중에 있다. 브라질, 미국 이외에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인도 등의 국가들이 에탄올 생산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어 에탄올의 국제상품시장 형성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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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탄올 시장 형성에 대비 브라질이 지금까지 누려온 에탄올 중주국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3가지 과제 해결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 문제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바이오에탄올의 원료인 사탕수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자개량 등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이러한 종자개발 노력은 사탕수수기술센터 등 일부 정부연구소와 연방대학 및 민간연구소 등에서 수행되고 있을 뿐이다.

둘째 문제는 인프라 부족이다. 브라질에서 에탄올은 주로 트럭으로 운반되나 열악한 도로사정 등으로 인해 운송비용은 매우 비싸다. 이 같은 높은 수송 비용 때문에 브라질 내륙지역의 에탄올 생산업자들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다.

셋째 문제는 에탄올의 안정적 공급 여부이다. 브라질에서 대부분의 에탄올 공장은 사탕수수 생산업자 소유이다. 이 경우 에탄올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설탕가격과 에탄올 생산간의 관계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써의 에탄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향후 국제 에탄올상품시장 형성에 대비 브라질이 지금까지 누려온 에탄올 종주국으로써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이 세가지 문제 해결이 관건이다.

<백진영 기자ㆍ자료제공=KIEP 지역경제 포커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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