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청 시민환경교실 - 찾아가는 청소년 환경교육

“선생님, 저도 오늘부터 물사랑 실천할래요”


물방울 종이로 물 순환과정 자연스레 터득
지구생태계 근간인 ‘물’보전에 동참 유도


이번에 소개하는 환경교육 활동은 시흥시청 환경정책과에서 주관하고 있는 ‘시민환경교실-찾아가는 청소년 환경교육’사업으로 이번 호에 소개하는 교육은 지난 9월 18일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시화초등학교 4학년 친구들과 함께했다. 전체 4학년 4개 학급(1~4반)에 걸쳐 진행된 환경교육 중 둘째 날 4학년 3반과 4반 친구들과의 시간을 글로 담았다.<편집자 주>

[#사진1]

“안녕~ 친구들!”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학교 숲을 활용한 야외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비와 연관된 실내 수업으로 변경했다. 오늘 수업 진행을 맡은 다람쥐 선생님(이은실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 환경교육 지도자)과 일출 선생님(정승만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 환경교육 지도자)은 환경교육 활동을 위해 시화초등학교로 향했다.

3교시 수업을 알리는 학교 종이 울리고 선생님들은 환경교육에 함께 할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4학년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는 예닐곱의 아이들끼리 자그마한 모둠을 만들면서 선생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친구들! 안녕하세요. 선생님은 오늘 친구들과 재밌는 환경교육을 할 다람쥐 선생님이에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다람쥐 선생님은 4학년 3반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오늘 비가 오지 않았다면 학교 숲에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이렇게 비가 오네요. 대신 오늘은 지금 내리는 비에 관한 재밌는 수업을 준비했어요. 선생님과 함께하는 2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릴게요.”
“네.”
아이들도 비가 내려서 아쉬워했지만 처음 만나는 선생님과 함께 하는 환경교실에 대한 기대감으로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다.

물 빙고! 빙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며 다람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종이 한 장씩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선생님과 함께 물과 관련한 재미있는 빙고게임을 할 거예요!! 우리 친구들 빙고게임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나요?”
“네.”
“지금 나눠 준 종이에 가로, 세로 4칸씩 해서 총 16칸을 만든 다음 빈칸에 물과 관련된 단어를 적어보세요.”
아이들은 물과 관련된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지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내 다람쥐 선생님의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친구들! 물과 지구생태계에 관련된 활동을 하기에 앞서 친구들이 알고 있는 사전지식을 끌어내는 시간이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물’하면 연상되는 단어를 적으면 되요. 선생님이 몇 가지 예를 들어 말해 줄게요. 물의 형태 중 하나인 얼음과 수증기가 될 수도 있구요. 물의 쓰임 중 하나인 농업용수, 생활용수, 공업용수가 될 수도 있구요. 물이 있는 위치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빗물, 강물, 계곡, 지하수, 빙하 등이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물 속에 살고 있는 생물과 물이 오염되는 형태와 원인을 적어도 됩니다. 자 그럼, 모둠별로 시작하세요.”
아이들은 여러 번 고민하다 빈칸을 채워 나갔다.

[#사진2]“빈칸 다 채웠나요? 그럼 지금부터 물 빙고게임을 시작합니다. 빙고게임은 모둠 내 구성원들이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본인이 적은 단어를 하나씩 말하고 가로, 세로, 대각선 빙고가 3개 이상 되는 사람은 ‘빙고’라고 크게 외치면 되요. 시작하세요!”
아이들은 모둠 내 구성원들과 자신들이 적은 단어들을 하나씩 외치면서 빙고게임을 시작했다.
비, 홍수, 댐, 녹조현상, 강물 등 한 친구 한 친구가 단어를 말할 때 마다 환호성과 탄식이 이어져 교실은 어느새 아수라장이 됐다.

“빙고! 선생님 저 빙고 만들었어요!”
“저두요.”
마지막으로 빙고를 완성한 친구까지 빙고를 외치면서 빙고게임은 마무리됐다.
“지금까지 친구들은 물과 관련된 단어로 빙고게임을 해 봤어요. 소나기, 이슬비, 빗물, 생활하수, 빙하 등 물과 관련된 많은 단어들이 나왔는데요. 이렇게 보니까 물이라는 존재가 우리 생활과 지구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겠죠?”

다음으로 물의 흐름과 지구생태계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물 나무 그리기’ 시간을 가졌다.

빙고게임은 실내 환경교육에서 많이 이용되는 프로그램으로 그날의 활동에 필요한 사전 인지와 인식과정을 만들어 준다. 빙고놀이는 이렇다 할 놀이를 진행하기 어려운 실내활동에 적합한 놀이 프로그램으로 활동의 주제와 대상에 따라 물, 에너지, 식물, 동물 등 다양한 소재의 구성도 가능하고 모둠 내 구성원의 상호작용을 높이는데도 효과적이다.

물 나무 그리기

[#사진3]“친구들! 지금부터는 물의 순환과 지구생태계의 연관관계를 알아보는 ‘물 나무 그리기’를 할 거예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지금 나눠주는 물방울 모양 종이에 좀 전 빙고게임처럼 물과 관련된 단어를 적으세요. 모둠별로 30장의 종이가 제공되니까 모둠 인원수만큼 나눠서 사용하세요. 서로 같은 단어를 적을 수도 있고 다른 단어를 적을 수도 있겠죠? 그 다음엔 이 물방울 종이들을 토대로 모둠 구성원들과 회의를 해서 어떻게 표현할지를 결정하세요. 가끔 미리 어떤 단어를 적을지를 모둠 구성원과 상의해서 적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럴 경우 물 나무 그리기의 재미와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반드시 종이에 단어를 적기 전에 친구들과 상의하는 일은 없도록 하세요."

"친구들도 알고 있다시피 나무는 뿌리와 줄기 그리고 나뭇잎과 열매 등으로 구성돼 있고 이 나무 주변에는 나무가 생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태양과 바람, 공기, 흙 등이 있습니다. 이때 나무와 주변 생태계는 서로 순환하면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오늘 활동의 주제인 물도 이와 같습니다. 물은 여러 형태로 순환하면서 지구생태계 유지의 근간을 마련해 주는데 우리가 만든 물방울 종이는 물의 순환과 쓰임 그리고 기타 물을 둘러싼 모든 내용을 담게 됩니다. 그럼, 친구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멋진 물나무를 만들어 보세요.”

[#사진4]이어서 각 모둠에서 뽑혀진 모둠장이 모둠을 대표해서 모둠별 물 나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 모둠별로 만들어진 물 나무는 모둠별 개성이 뚜렷이 나타났다. 물방울을 의인화해 표정을 담은 모둠을 비롯해 나무를 알록달록하게 꾸민 모둠까지 각기 다양했다.

“저희 모둠 물나무 이름은 ‘생명의 나무’입니다. 저희 모둠의 물방울을 모두 모으니 크게 좋은 물과 나쁜 물로 구분됐습니다. 먼저 좋은 물은 소나기, 옹달샘, 수돗물, 연못, 계곡 등이 있었구요. 나쁜 물에는 폐수, 산성비, 하수구 물 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나무로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나무와 물에 연관된 내용으로 조금 바꿨습니다. 나무는 나쁜 물을 먹고 좋은 물을 우리에게 주기에 나쁜 물은 나무의 뿌리와 줄기로 했고, 좋은 물을 나무에서 열리는 나뭇잎과 열매로 했습니다. 하지만 나무에게 나쁜 물만 줘서는 안 되기에 뿌리 밑에 있는 흙에는 깨끗한 지하수와 빗물을 적었습니다. 나무가 만들어 준 깨끗한 물을 우리만 쓰지 않고 다시 나무에게 줄 수 있도록 물을 아끼고 보전하자고 모둠 친구들과 약속했습니다.”

[#사진8]‘생명의 나무’를 그린 모둠을 시작으로 전체 모둠의 물 나무가 발표됐다. 아이들은 이 활동을 통해 물의 순환과정과 생태계의 유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지구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물이 어떻게 순환하고 어떤 형태로 구성돼 있으며 어떤 아픔을 겪고 있는지를 ‘물 나무 그리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다.

물은 생명이다!

[#사진5]“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물이 있는 곳에서 시작하고 죽어서 다시 물로 돌아갑니다. 물은 생명체가 유지되는 근간이 됩니다. 동시에 물은 여러 형태로 지구 곳곳을 순환하면서 갯벌의 유지, 에너지 이동, 공기의 이동 등의 역할도 함께 합니다. 또한 물은 사람의 몸에는 약 70%, 어류는 약 80%, 그 밖에 물속의 미생물은 약 95%가 물로 구성돼 있어 생명체가 그 생을 다할 때까지 그 끈을 놓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물을 함부로 쓰고 오염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간단한 예로 사람은 사람 몸의 1~2%의 수분만 손실돼도 심한 갈증과 고통을 느끼고, 5%를 넘으면 반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12% 이상을 잃으면 생명을 잃게 됩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들 하죠? 지금이라도 우리가 물을 아끼고 보전하는데 실천한다면 지금의 물 부족현상과 수질오염은 조금씩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늘 활동을 마무리하며 물을 아끼고 보전하는 약속 하나씩만 했으면 좋겠는데 큰 소리로 이야기 해 볼까요?”

[#사진6]“선생님! 저는 이제부터라도 양치질할 때 컵을 사용하겠습니다.”
“선생님! 저희 가족들은 설거지 할 때 물을 틀어 놓고 하는데요. 앞으로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빨래는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게 좋은 거죠? 저희 가족은 빨래 한꺼번에 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아이들은 ‘마지막 세탁물은 재활용 한다’던지 ‘세제를 적게 쓴다.’ ‘친환경 세제를 사용한다’ 등의 저마다의 물 절약, 물 사랑 방법을 이야기했다. 다람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물의 중요성과 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오늘 수업을 마무리했다.

거북이 선생님이 전하는 환경이야기

(주)환경일보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진9]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 사무국장 이용성입니다. ‘환경교육 현장을 가다’는 환경교육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과 현장의 생생함을 함께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환경교육 현장을 가다’ 이번에 소개하는 ‘물과 지구생태계’는 시흥시청에서 운영하는 ‘시흥시민환경교실’ 중 시흥시 정왕동 시화초등학교 4학년 친구들과 함께 한 프로그램으로 물과 지구생태계의 연관관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은 태양과 함께 지구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해 주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이러한 물의 중요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개발의 명분은 물이 그대로 순환하게 놔두지 않았습니다. 자연 상태에서의 물은 구름과 빗물 그리고 강물과 바닷물의 형태로 순환하면서 지구의 온도와 생명의 유지를 위해 힘쓰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물의 순환을 단절하고 사람만을 위한 물의 이용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방울도 지구 밖으로 나가지 않는 물이 부족하다며 물 부족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물이 부족하다는 말은 결국 사람이 쓸 수 있는 물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도시에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인공댐을 만들고 갯벌을 매립하고, 무분별하게 지하수를 뽑아 올리는 등의 물 순환 차단이 사람에게 순간적으로 이익을 안겨 줬을지는 모르지만, 결국 다른 생명체가 살수 없게 그리고 인간마저 물 부족에 허덕이게 만들었습니다.

물은 지구 생태계를 유지하고 지구의 모든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한편 지구의 모든 오염상태를 보여주는 역할도 함께 합니다. 즉 인간이 자연을 훼손했을 때 물은 인류에게 그 경고를 하게 되는데 이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물의 대응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생긴 여러 가지 환경재앙은 지금부터가 시작인데 올 가을에 큰 피해를 줬던 11호 태풍(나리)과 12호 태풍(위파)의 엄청난 위력도 지나친 해수 온도의 상승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결국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인재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물은 지구생태계를 유지해 주는 역할과 환경문제에 대한 신호탄 역할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환경교육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의 과정과 실천의 계기를 만들어 냅니다. 물 문제와 같은 환경문제 해결이 오직 환경교육만을 통해서 가능할 수는 없겠지만 환경교육은 자연과 환경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철학과 윤리를 이야기합니다. 물을 아끼고 보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환경보전은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것을 만드는 것이 바로 환경교육입니다.

<자료=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www.eersc.net, 031-431-4245)>

※ 프로그램 개요

- 주제: 물과 지구생태계
- 일시: 2007년 9월 18일
- 장소: 경기도 시흥시 시화초등학교
- 대상: 시화초등학교 4학년 3~4반
- 강사: 정승만(일출), 이은실(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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