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는 해를 거듭할수록 예측할 수 없는 기상 이변으로 지난 여름 도심지는 몸살을 앓았다.

더운 여름날 직사광선이 내리쬐고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현기증이 절로나는 회색도시에서의 더위 탈출은 이제 여름철 시민들의 중요한 일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포장도로의 확장과 건물의 에어컨에서 나오는 열기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연일 도심을 폭염속으로 몰고 갔으며 매년 되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1]이에 도심의 녹지화가 얼마나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녹지화가 왜 필요한지 진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녹지사업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한다.

진주시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살기좋은 도시, 남강을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도시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녹색도시, 그린(Green)-진주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자연친화형 생활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2010년 전국체전에 대비하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전국 최초로 쓰레기 야적장에서 쓰레기를 제거한 뒤 생태공원으로 조성, 동부지구에 명실상부한 시민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게 했으며 지난 6~8월에는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도시전역에 명품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한 ‘걷고 싶은 길 10선’을 선정해 연차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사진2]

또한 2005년 진주교~망성교 구간, 2006년 하대동 선학아파트~금성초교구간 가로수 하부에 가로화단을 조성해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시민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도심 외곽지 주변에도 조경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강주연못의 자연생태학습장 조성과 천혜 자원인 진양호 순환도로변의 100리 벚꽃거리 조성과 신설 국도인 2호선(개양5거리~이반성 발산)과 국도 33호선(초장동~미천) 등에 무궁화 및 이팝나무 200리길을 조성해 특색있는 가로경관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도심지 관문인 석류공원 인공폭포 재조성, 상평IC주변 화단 조성과 삭막한 구조물의 옹벽부 입면 녹화를 통한 푸른 도시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동부지역에는 공단녹지대를 정비했고 상평, 하대 둔치의 재조성과 시 인근 7대산 정비를 비롯 금호지 및 월아산 생태 숲 조성 등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장기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올 연내에는 또 1일 수천대의 차량이 드나드는 장대동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의 가로수인 히말라야시다가 수형이 손상된 불량 가로수가 많고 태풍 내습시 잘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가로수 수종 교체 및 가로화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나무심기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으로 있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시에서는 매년 식목일을 전후해 많은 나무를 보급하고 있으나 시민 스스로가 각 가정의 마당이나 옥상에 푸른 나무를 식재해 자연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많은 공간을 확보토록 권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전국체전 개최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석류공원 외 4개소의 공원을 재정비할 계획으로 있으며 2010년 6월까지 시 관내 전체 도로변 녹화 가능지를 파악해 시의 전반적인 도시환경의 질을 10년 이상 향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시의 녹지정책 기저에는 최근 들어 자동차 매연과 건물 에어컨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로 인한 하절기 도심 기온 상승과 도심의 선형녹지인 가로수와 공원, 녹지대가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열섬현상을 방지하는 등 도시기후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실험결과가 깔려있다.

실제로 진주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가로수 하부 그늘(지상 1.5m)에서 측정한 평균온도가 아스팔트 도로와 보도블럭에서의 평균온도보다 각각 2.7℃, 1.9℃ 낮게 측정됐으며 특히 태양 복사열을 직접적으로 흡수하는 지면에서 측정한 온도는 무려 8.9℃, 9.0℃ 낮게 측정됐다.

시가 조사한 구역은 지난 2005년 진주교~망성교간 연장 2km 구간의 은행나무 가로수 하부에 가로화단을 조성한 중앙로와 신안녹지대 옆 은행나무 가로수 식재지 그리고 차량 및 보행자 통행은 많으나 다른 녹지공간이 없고 가로수만 식재된 시외버스터미널 주변 히말라야시다 가로수 식재지, 인사광장 주변 플라타너스 가로수 식재지가 그 대상이다.

[#사진3]시는 이 조사를 통해서 가로수 식재지의 온도 저감효과가 확실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같은 가로수 식재지라도 녹지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가로화단 및 녹지대 연접지에 측정된 가로수 하부 온도가 가로수만 식재된 곳보다 낮게 측정돼 가로수 하부에 관목류 등을 함께 식재하면 여름철 체감온도를 한층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최근 대구광역시의 도시숲 및 가로수의 환경개선 효과에 대한 보고(2007 산림정보 p98-99)에 의하면 나무 한그루가 3~4명이 하루 동안 숨쉴 수 있는 산소를 제공하고 12만~22만2천Kcal의 열에너지를 제거하는 효과와 함께 1일 한그루당 200~360g의 수분을 방출한다고 밝히고 있어 수목들의 증산작용에 의해 방출되는 수분으로 인해 더운 여름날 나무 옆에 있으면 시원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광역시가 전국 최악의 무더위 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난데는 300만 그루 나무심기 등 대대적인 나무심기 사업을 통한 녹지율 증가에 있다는 분석에 따라 여러 지자체에서 최근 녹지율 증대에 힘쓰고 있는 것도 여기에서 기인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심에서의 수목들은 도로변의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아황산가스 등 유독한 배기가스를 지속적으로 정화하고 고속도로변에 식재된 가로수는 소음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터널 진입부에 식재된 수목은 운전자 명암순응으로 눈부심을 방지해 각종 교통사고 위험을 줄여주는 등 생활 곳곳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잘 조성된 가로수길은 전국적인 명소가 돼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써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일거다득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진주시는 남강을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도시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녹색도시, 그린-진주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자연친화형 생활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이러한 녹지사업들을 앞서 실현함으로써 기후 온난화에 따른 도심 열섬현상을 최소화 해 시민들이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한편 진주시는 최근 3년간 공원녹지 조성분야 사업비로 216만13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 매년 120여 개소의 공원녹지를 조성하면서 총 38만2024본의 수목을 식재했고 과거 공원녹지의 양적인 확충위주에서 최근에는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한편 진주시 관계자는 “민둥산에 나무를 심자고 외치던 60, 70년대 이후 현재 우리가 푸른 산을 누리듯 이제는 도심속에 나무를 심어 건강한 생활 터전을 만들어 나가도록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그 효과가 미미하지만 머지 않아 녹색도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위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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